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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내 가족처럼 도운 경찰관 화제

처음 써보는 전기밥솥 작동법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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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4.19 15:54
  • 기자명 By. 장선화 기자
고마움에 눈물을 흘리며 경찰관에게 고구마를 전달해온 할머니의 이야기가 장안에 화제다.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는 천안동남경찰서 병천동면파출소 김재남 경사().

며칠전 병천면 관내의 이모 할머니(84)가 전기밥솥을 힘에 겨운 듯 끌어안고 동면파출소에 들어섰다.

할머니는 파출소에 들어와서도 한동안 말없이 서있더니 마침내 결심이라도 한 듯 들릴 듯 말 듯 나지막한 소리로 고민을 털어 놓는다.

“사실 내가 시장에서 전기밥솥을 하나 샀어요. 근데 이게 고장이 났는지 밥이 되지 않아. 나 혼자 가면 바꿔주지 않을 것 같으니 경찰관이 같이 가줬으면 해서…” 하고 말끝을 흐린다.

혼자가면 무시하고 안 바꿔줄 것 같다며 부탁하시는 할머니의 말씀에 마침 사무실에 있던 김 경사는“예,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하고 답한 후 전기밥솥을 살폈다.

그리고는 밥솥 설명서를 읽어본 뒤 가게에서 쌀을 사와 파출소에서 직접 설명서대로 밥을 해봤다.

그런데 밥솥이 정상적으로 작동됐으며 밥까지도 제대로 되는 등 새로 한 밥맛마저도 일품이다.

할머니 말씀처럼 고장 난 게 아니고 신형 전기밥솥을 처음 써 본 할머니가 작동법을 제대로 몰랐던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최근 고장 난 밥솥을 버리고 전기밥솥을 구입했는데 밥을 못해 굶기까지 했다는 할머니의 하소연에 박경사는 할머니 댁을 직접 방문해 작동법을 알려드렸다.

순찰차에 할머니를 태우고 할머니 댁에 도착한 박 경사는 차근차근 몇 번에 걸쳐 할머니께 전기밥솥 작동법을 알려드린 것.

그리고는 눈이 침침한 할머니를 위해 큼지막한 글씨로 전기밥솥 작동법을 적어드리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할머니는 “내가 무식해서 바쁜 경찰 분들 힘들게 했네 그려. 미안해서 어쩌나…”하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되뇌었다.

마침내 밥상을 차려드리고 돌아서는 경찰관을 집 앞까지 쫓아 나온 할머니는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주머니에서 고구마를 건네며 한손으로 고마움의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할머니 집을 방문했던 김 경사는 “경찰생활 20년 만에 처음 겪는 사건이었고 난생 처음으로 밥을 해봤다”며 “혼자 애태우며 고민했을 할머니를 생각하니 지금도 마음 한구석이 짠하다”며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대해 하우용 병천동면파출소장은 “경찰이 시행중인 문안순찰활동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설 때 자연스럽게 주민과 경찰이 공감할 수 있다”며 “우리 경찰관은 주변에 소외된 어르신 및 주민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식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시골집에 혼자 사시는 0할머니는 병천 노인복지관에 다니시는 것이 유일한 낙이란다.

그런데 시내버스가 마을까지 들어오지 않아 매일 1시간 30분(2km)를 걸어 나와 버스를 타신단다.

요즘 고령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자녀들과 떨어져 도심과 시골에서 혼자 사는 독거노인들이 급증가하면서 이 같은 사례는 앞으로도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좋은 약, 좋은 전기제품을 사다 주는 것으로 끝나지 말고 살아계실 때 한 번 더 찾아뵙고, 따뜻한 식사 한 끼라도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하는 게 모든이의 희망이요 바램이다.

병천동면파출소 김 경사와 같이 가슴과 마음이 훈훈하고 따뜻한, 배려 깊고 섬세한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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