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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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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5.07 18:56
  • 기자명 By. 충청신문

꽃피는 봄이다. 이럴 때 생각나는 흔한 생각 중에 가슴을 치게 하는 아픔은 아이를 잃어 벼렸을 때 겪은 생각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있는 일이라지만 아이를 잃어버렸다가 찾은 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리고 다시 찾았을 때 자식이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특히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경우에는 아이가 집중력도 없는데다 복귀능력이 없기 때문에 자주 겪는다.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가슴을 조이며, 아이를 찾아 길거리를 정신없이 다녔지만, 딱 한번 길에서 만났을 뿐, 거의 다 타인 덕에 찾았고 특히 경찰관서의 도움이 컸다. 일주일이 멀다고 잃어버려 수십 차례 경험을 하면서 제법 체계가 잡히기도 하였다. 즉 상황이 벌어지면 나이 드신 부모님은 바로 철도역과 터미널로 가서 멀리 외지로 나가는 것을 막고, 발생한 지점을 기점으로 4등분하여 지그재그로 골목을 그물망 홅듯이 찾았지만,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는 없었다. 그리고 아이가 귀가 전까지는 집안 밖으로 전등을 모두 밝혀놓고서, 멀리서도 불빛을 보면 알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기억할 수 있는 전화번호는 일체 사용하지 않고, 인근 식구들에게 연락해서 시내에 있는 모든 파출소에 별도로 확인 연락을 취하도록 한 것이 가장 효과가 컸다.

어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를 잃어버리는데 필요한 시간은 불과 35초면 충분하다고 한다. 밖에 나오면 보호자는 아이로부터 항상 눈을 떼면 안 된다. 그리고 상황이 벌어지면 침착하게 대해야 하는데, 여기엔 요령이 필요하다. 철저한 사전교육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표찰을 달아주는 것이다. 미아방지 예방 폰, 팔찌나 목걸이, 위치 추적 장치 등이 있지만 그런데 아이는 그런 장치를 하지 않았을 때 꼭 발생한다. 그래서 나는 헝겊에 실크스크린으로 전화번호와 이름을 넣어 상표같이 예쁘게 만들어 아이의 모든 옷에 재봉질로 붙였다. 그러면 그나마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그 표찰이 달린 옷을 입었나 생각하면 마음이 놓이고, 언젠간 찾을 수 있다는 위로가 되었다.

실종아동을 찾는데도 골든타임이 있다. 발생 이후 12시간 이내에 찾지 못하면 찾을 확률이 더 떨어진다. 실종신고 이후 48시간이 지나면 ‘장기실종아동’으로 분류되는데, 그만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실종 직후 바로 효과를 보려면, 몇 가지 수칙을 알고 있어야 한다. ‘멈춰라! 생각하라! 구조를 요청하라!’는 캠페인 노래처럼, 무엇보다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최고의 방법인데 불안해서 자꾸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우선 아이에게 길을 잃으면 ’그 자리에서 기다린다’는 건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 당황한 아이가 한자리에 가만히 있는 건 말처럼 쉽지 않으니, 움직이지 말고 시간을 보내는 구체적인 방법도 함께 알려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엄마를 잃어버렸을 때 1000부터 1까지 거꾸로 숫자를 세면서 앉아 있어라’는 식이다.

그래서 사회는 이들에게 보다 외우기 쉬운 전화번호로 부여하고, 새로 부여된 도로명 주소도 간단하여야 된다. 아파트는 10동 미만인데, 동호 수 명칭은 수천 단위이니 이를 기억하기가 장애 아이들은 쉽지 않다. 그리고 다른 방법은 미아방지를 위한 ‘사전등록제’다. 14세 미만 아동이나 인지장애인의 인적사항을 경찰청에 미리 등록하는 제도다. 이 정보는 아이 연령이 14세에 이르면 자동으로 폐기되며, 또 보호자의 요청이 있으면 즉시 폐기되는 게 원칙이다. 한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서 ‘아동실종 예방수첩’을 신청하여도 좋다.

그리고 미아 발생시 ‘코드아담’을 활용하면 된다. 1981년 미국 플로리다 시어스 백화점에서 6세 된 ‘아담 월시‘가 실종됐다 보름 만에 살해된 채 발견되어 지어진 이름으로, 지난 2014년부터 국내에 도입되었다. 즉, 다중이용시설에서 아이를 잃었을 경우 해당 시설의 전 직원을 아이를 찾는 데 동원하는 것을 의무화한 제도다. 여기서 실종사건이 생기면, 첫째로 아동의 정보 확인 후 경보 발령하고, 둘째 출입구 등에 종사자 배치와 감시, 수색하며, 셋째 미 발견 시 보호자의 동의하에 경찰에 신고하게 된다. 시설물 관리 책임자는 정해진 10∼20분의 ‘한계 시간’ 내에 자체적으로 수색을 철저히 해야 한다. 처음 3개월 만에 총 246번 경보를 발령됐는데, 모두 찾았다 한다. 현재 이제도를 적용하고 있는 시설은 전국 1400여 곳이나 되며, 이 방법을 숙지하고 있다가 이용하여야 한다.

우리는 보통 부모들은 자식이 먼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 한다. 그러나 3년 정도까지는 스스로 잊으려 노력하다가 주변 환경이 바뀌면서 점차 잃고 마는데, 아이가 실종되거나 유기당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이 평생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유병우 (주)씨엔유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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