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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옹달샘과 우리사회의 여성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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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5.10 19:13
  • 기자명 By. 충청신문

“많은 남성들은 옹달샘의 발언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무엇이든지 양성차별로 몰고가는 사람들이 문제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인기 개그맨 옹달샘의 발언이 화제다. 기존에 몇몇의 개그맨들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약간의 거친 입담을 사용했다면, 옹달샘 멤버인 장동민은 여기서 더 나아가 각종 방송에서 자신의 캐릭터라는 변명 아래 출연한 게스트를 무시하거나 비하하는 발언과 행동을 서슴지 않았고 그 강도 역시 점점 세져 갔다. 이들이 웃음의 소재로 삼아 조롱하고 희화화한 이들은 코디, 군대 후임, 여성, 장애인, 삼풍백화점 피해자 등 상대적으로 약자들이다. 일부의 시청자들은 문제 제기를 가하며 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의 하차나 편집 요구, 옹달샘이 출연 중인 방송 프로그램에 협찬을 하고 있는 기업이나 이들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막말은 장동민은 과거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생존자로부터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를 당하면서 세 사람은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대국민 사과를 자처했다.

사과후에 그들은 슬며시 다시 방송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으며, 일부는 이러한 처사에 대해서 비난을 가하고 있다. 따라서 여전히 일부 시청자들이 해당 개그맨들의 방송 퇴출과 성평등한 방송 문화 확산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몇몇 평론가들은 가끔 방송에 나와서 연예인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여파가 커질 때마다 ‘엄격한 눈높이나 잣대를 정치인에게 강조해야지 연예인들에게까지 동일한 잣대를 강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발언을 종종 하면서 연예인들에 대한 엄격성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한다.

확실한 건 우리사회에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한국 사회와 미디어 전반에 뿌리내렸다는 것이다. 많은 남성들은 옹달샘의 발언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무엇이든지 양성차별로 몰고가는 사람들이 문제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오히려 문제제기하는 여성이 문제이며 개그는 개그이며 ‘웃자고 하는데 죽자고 덤빈다’며 옹달샘을 옹호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니 여전히 우리나라의 여성인권은 낮은 수준이며,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력은 끊이지 않고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군대 내, 대학 내 등 보다 권위적이고 폐쇄되어 있는 곳에서의 성폭력 사건도 최근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작년에는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워크넷의 ‘취업도우미-면접요령’ 코너에서 ‘여성지원자 연관 질문 및 모범답변’으로 제시한 질문과 답변을 중에는 성차별적인 내용이 버젓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제시되어 있는 내용은 ‘커피나 복사 같은 잔심부름이 주어진다면 어떡하겠는가’, ‘결혼 후 아기가 태어나면 어떡하겠는가’, ‘결혼은 언제 할 계획이냐’, ‘결혼 후 남편이 사직을 강요하면 어떡하겠냐’ 등 성차별적인 질문이 대다수였다. 이 질문들은 이미 지난 2002년 당시 여성부에서 성차별적 질문으로 규정해 금지한 것들이다. 특히 남녀고용평등법에서는 “사업주는 여성 근로자를 모집·채용함에 있어서 직무의 수행에 필요로 하지 아니하는 용모, 키, 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기타 노동부령이 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회내의 차별과 미디어에서의 막말이 아니더라도 듣기 거북한 혐오발언과 저질 농담을 일상에서 종종 듣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비하와 혐오가 취향과 의견으로 포장되어 있을 뿐이다. 정말 좋은 사회라고 할지라도 어느 사회나 차별하고 차별받는 집단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차별의식의 방치 여부에 있다.

단순히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대중들에게 유머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하다고 보는 문화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사람에 대한 존중이 필요할 때다. 특히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배제되고 차별되는 문화를 논하고 시정해야 할 시점이다.

 

정여주 청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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