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의 작품들은 수묵 산수에서는 치밀한 사실성이 돋보이고, 풍경 채색 산수는 색채 감각이, 오브제 작품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주목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에 괄목할 작품들은 단연 그가 최근 몇 년 동안 선보이고 있는 오브제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 속 오브제 재료들은 모두 캡슐형 약들이다.
그는 캡슐 속에 담겨 있었던 가루약들을 모두 쏟아버리고 껍질인 공 캡슐을 오브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 공 캡슐을 눌러서 화면에 붙이고, 그 위에 드로잉을 하거나 채색을 하여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치료하고, 누군가의 생명을 살렸을 지도 모르는 약들이 그의 작품 속에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작가는 “비록 사물이 생겨나고 사라져 없어지는 게 인생과 우주의 섭리지만, 버려지는 공 캡슐의 화려한 변화처럼 잊혀 졌어야 하는 대상도 더러는 새롭게 기억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산시 음암면 출신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이 작가는, 단국대학교에서 미술학 박사를 받았고, 이미 국내외에서 서른 번이 넘는 개인전을 연 중견의 작가다.
현재 그는 한국미술협회와 서산출신 화가들의 모임인 서미회 회원으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단국대학교와 중앙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