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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개똥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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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6.04 17:1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유 병 우 (주)씨엔유건축사사무소 대표
개(犬)는 인류와 함께 살아오면서 우리에게 항상 동반자처럼 함께 한 동물이다. 집에서 키우는 개가 종일 주인을 기다리는지, 사료 주기를 기다리는지 모르지만, 주인에 대한 충성심만은 대단한 동물이다. 개는 마치 자기가 주인처럼 모르는 손님이 오면 짖고, 주인이 오면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애완견(愛玩犬)이라 하면 글자 그대로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면서 기르는 개'이다. 때론 사람들은 일이 틀리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개똥같다’ 혹은 ‘개떡 같다’는 말을 한다. 거기다가 욕 할 때 ‘개자ב이나 ‘개새ב 라는 언어를 흔히 사용하는데, 이 의미는 천박하고 못된 행동을 지칭하는 경우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자주 등장한다.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하여 내가 필요할 때는 구하기 어렵다는 표현과 ‘제 버릇 개 주나’라는 속담은 좋은 내용은 아니지만 깊이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예전에 1968년 청와대 기습사건과 프에블로 호 납치사건이 일어났을 때, 대통령이 발표한 담화에 북한을 향해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라는 거친 표현을 쓰기도 하였다. 유홍준의 ‘나의 북한 문화유산 탐사기(하)’에서 ‘금강예찬’을 보면 금강산 만폭동에 이르러 바위에 새겨진 수많은 낙서를 보고 쓴 이런 구절이 있다.
 
‘평소 단양의 사인암이 심해도 보통 심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만폭동에 비하면 깨끗한 편이었다. 보면 볼수록 어지럽고 참담한 심정이 일어났다. 한마디로 개판이었다’라고 하였다.
 
가장 형편없는 상태를 이르러 개와 같다는 표현을 개판 같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개판이라는 표현이 나올까? 일상에서도 부모자식에게 부당한 행동하는 사람을 일컬어 개만도 못하다는 지적을 한다. 개가 왜 그런지 살펴보면, 먹이 앞에서 행동을 보면 자기 새끼에게조차 젖을 물릴 때 빼놓고는 완전히 남과 대결구도다.
 
하지만 반려동물로는 최고인 개는 우리에게 이로운 경우가 흔하다. 해외토픽에 보면 개에게 유산을 상속하는 경우도 있고, 개무덤이 사람보다 더 화려하기도 하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의 안내견을 하는 독일산 셰퍼드, 도버만 핀셔와 리트리버 종은 종종 있다.
 
또한 리트리버의 경우 지적장애인 도우미로도 훈련이 되어 고액 몸값을 자랑하기도 한다. 사람보다 1만 배나 발달한 후각으로 원시시대부터 인간과 함께하면서, 그 기능을 십분 발휘하며 존재했다. 사람은 시각, 촉각, 청각, 미각, 후각의 오감 중에서 사람은 80%이상을 시각에 의존 하는데 비해, 개는 주로 후각을 이용하며 그 외로 청각을 이용한다.
 
후각의 경우 반경 10km 까지를 개가 감지할 수 있는 거리이니까,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 탐색견이나 마약탐지견으로 크게 활약하고, 에스키모족들의 썰매를 끄는 허스키, 알프스 산맥을 구조견, 지뢰탐지 등 군견이나 경찰견 등 많은 사역견에 대한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다.
 
우리와 다르게 서양에서는 개를 키우려면 관련법규가 까다롭다. 우연히 개를 때렸다가는 동물학대로 처벌을 받으며, 관리에도 많은 경비를 들여야 한다. 우리도 2014년부터 반려동물 등록제가 실시돼, 유기견 방지를 위해 의무적으로 등록을 해야 한다. 정작 등록을 해 놓으면 자기가 키우는 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요즘은 유기견이 발견되면 ‘동물구조대’가 칩을 체크하여 주인에게 연락하여 주고, 매년 동사무소에서 광견병 예방주사와 구충제를 무료 제공하기도 한다.
 
나도 울안에다 토종견인 독도를 지키는 삽살개와 한국을 지키는 진돗개를 키운다. 보통 가정에서 키우기에는 가장 흔하고 쉽다는 품종이다.
 
그래서 아침저녁으로 개를 보살피면서 소위 ‘개똥철학’이 무엇이기에 사람들이 안 되고 못되는 일에는 개똥철학 같다는 이야기를 하나 생각해 보았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대수롭지 않은 생각을 대단한 철학인 양 내세우는 것을 낮잡아 이르는 말인데, 그보다 못하게 처신하고 살아가면서, 거짓 인생철학에 얽매여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감히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개똥은 개가 치우지 않고, 사람이 치운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그리고 사람은 필요에 따라 주위를 차별하지만 개는 무조건 주인에게 복종한다. 그런데 누가 개를 견주어 탓을 하는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우리 인간이 이제는 해야 할 차례다.
 
유 병 우 (주)씨엔유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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