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문화속으로] 나의 사랑 나의 조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5.06.11 17:53
  • 기자명 By. 충청신문
한 일화가 있다. 두 나라에 전쟁이 일어났고, 이 소식을 들은 두 명의 유학생들이 동시에 짐을 쌌다. 한 청년은 전쟁의 지역에서 더 멀리 도망가기 위해서 짐을 쌌고, 다른 청년은 그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서 짐을 쌌다.
 
짐을 싼 그 청년은 유대인이었다. 실제로 1997년 8월 모 신문의 1면에 이와 관련된 기사가 났었다. “중동전쟁이 터질 때마다 외국에 유학중인 이스라엘 청년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앞 다투어 귀국했다.” 결국 그들은 전쟁에서 승리했고 1948년 다시 이스라엘을 건설했다. 나라를 잃은지 2000년이 지난 후였다. 몇 십 배 인구를 가진 아랍인과 벌인 전투에서 유대인이 이길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그들의 애국심에 있었다. 
 
성경에서도 조국과 민족을 사랑한 예는 수없이 많이 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선택하셨고 복을 주시기 위해 출애굽의 여정을 걷게 하셨다. 예수님께서도 자신의 민족들을 사랑하셨고, 후에 예루살렘이 멸망 할 것을 아시고 눈물을 흘리며 아파하셨다.(눅 19:41) 나라를 잃을 위기 속에서 예레미야는 끊임없이 자신의 민족을 살리기 위해 눈물로 호소했고, 에스더는 자신의 민족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걸었다.(에 4:16) 느헤미야 역시 포로지에서 자신의 조국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수일 동안 울며 금식하였다.(느 1:4) 수많은 인물들이 민족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었다. 이것은 그들에게 애국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한민국 역시 어느 민족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애국심을 가지고 있다. 되돌아보면 눈시울을 붉게 만든 사건들이 참 많았다. IMF때는 국가를 위해서 자기가 애지중지하던 금을 내놓았다. 결혼 예물이며 자녀들 돌 반지까지 모두 나라를 위해 자진해서 내 놓았다. 한일 월드컵 당시 단 한 명의 사망자 없이 몇 백만 명이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했던 민족,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 때는 130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함께 태안을 복구하고자 했던 민족, 유례없는 애국심을 보여준 민족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애국심에는 위험도 따른다. 본디 애국심은 그 경계가 모호하여 조금만 성향이 짙어지면 국수주의로 쉽게 변모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메이지유신 이후 국수보존사상,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의 파시즘, 독일의 나치즘이 그 좋은 예이다. 따라서 건강한 애국심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올바른 역사의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그런데 참 안타까운 것은 현재 우리 교육 커리큘럼의 중심은 영어와 수학이다. 역사와 같은 과목들은 학교들의 재량으로 선택적으로 가르치거나, 그나마 그것도 짧은 시간에 시험을 위한 가르침이 전부이다.  
 
  개인적으로 여행하며 인상 깊게 본 장면이 하나 있다. 대영박물관의 유물을 관람하던 중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박물관 바닥에 앉아서 수업을 하고 있던 학생들이었다. 한 유물 앞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어울려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웃으며 1시간이 넘게 자유롭게 토론을 하고 또 느낀 점을 스케치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역사 수업과 비교해 보니 참 많은 차이가 있었다. 한국은 고조선부터 현대사까지 쭉 시대별로 훑어오며 주입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반면, 영국은 특정한 시기나 주제별로 수업을 진행한다. 특히 그들은 학생들이 박물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흥미를 올리고 역사의식도 고취시키고 있었다.   
 
마침 6월이다. 6월은 한국 전쟁이 일어났던 달이다. 한국 전쟁은 한국 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이다. 국방부가 펴낸 ‘한국 전쟁 피해 통계집’에 따르면 전쟁 동안 군인은 62만 이상, 민간인은 100만이 넘게 피해를 입었다. 북한까지 합치면 그 피해는 300만이 넘는다. 그렇게 죽어간 모두가 우리 민족이다. 그렇다고 하여 끔찍했던 전쟁이 끝난 것도 아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전쟁은 진행형이다. 그러나 우리 가운데 누구도 전쟁이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민족상잔의 비극이 채 65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꽃 한번 피워보지 못하고 죽어간 우리 선조들이 잊혀가고 있다. 우리의 역사가 점점 망각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애국심을 가지고 우리의 역사가 잊히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전히 우리는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걷고 있다. 지금은 메르스 바이러스에 맞서 온 국민이 싸우고 있다.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초동대처가 못마땅하겠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다시 우리의 애국심이 발휘될 시간이다.
 
불안한 마음보다는 좀 더 느긋한 자세가 면역력에도 좋다. 앞으로도 어려운 일이 있겠지만 대한민국은 더 성장할 것이고, 더 발전할 것이다. 나는 이런 대한민국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내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 언제나 나의 사랑은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다.   
 
김 등 모 대전영락교회 담임목사, 아태장신대 총장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