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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뼈아픈 경험 후에 더 큰 발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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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6.21 18:1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하 헌 선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획기적인 발명품이나 첨단 기술의 발전처럼 행복하거나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전쟁과 질병 등과 같은 어렵고 기억하기 싫은 나쁜 일들도 일어난다. 이렇게 흥망성쇠가 반복되며 유익하고 좋은 경험은 더욱 발전시키고 나쁜 경험은 바로 잡으며 인류의 문명과 역사는 만들어 지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혼란은 지난 5월 20일 최초 감염자와 그를 간호하던 아내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며 시작되었다. 
 
처음엔 보통 독감보다 조금 강한 정도의 베타코로나바이러스로 인식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확진으로 판명된 사람이 늘어나고 사망자가 발생하기 시작하자 온 나라가 메르스 감염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허둥지둥, 우왕좌왕이 되었다. 학교도 이런 흐름에 맞춰 휴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학교 내로 메르스 감염이 될 수 있는 소지가 있거나 학부모들의 여론과 심한 항의에 휴업하는 학교가 속출했다. 
 
여러 차례 반복된 “금주가 메르스 확산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정부의 발표는 우선 학교휴업을 통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학교 내 감염을 차단하자는 취지는 십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한 휴업을 결정할 때 국가적 통일된 기준이 없어 학교마다 우왕좌왕해야 했다는 점이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다.
 
휴업 실시는 학부모 여론보다는 의학적·교육적 판단이 우선 되어야 하고, 휴업 결정은 학생의 건강과 교육 균형이 고려되어야 한다. 모든 환자가 병원 내 감염이었을 뿐만 아니라 학생환자 발병이 아직 없었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메르스 확산과 학교교육과는 연관이 없는 만큼 학교 수업 재개 고려 권고” 등이 존중되어 확산일로에 있던 학교의 휴업 사태는 실질적으로 급박한 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휴업을 멈추었다. 
 
휴업하는 동안 출근한 선생님들은 텅빈 교실에서 걱정이 가득했었다. 학교휴업으로 각자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제자들이 메르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생활하고 있나 조바심을 했었다. 학교는 봉사와 헌신 그리고 사랑이 어울어진 가장 안전한 곳이다. 누구의 지시를 받은 것도 아니다. 오전 7시 40분경이면 자율적으로 교문 앞에서 선생님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열 측정, 손 소독 그리고 표정 관찰 등을 실시하며 일과를 시작한다.
 
수업시간에는 선생님들과 눈이 마주치며 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곳이 학교이다.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신속히 그리고 적절히 처리할 수 있는 곳이 학교이다. 어떤 상황이라도 제자들의 안전과 건강보호를 위해 선생님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응 이루어지는 곳이 학교만큼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안전한 곳이 학교이다. 소극적 대책인 휴업보다 학교에서 예방적 보건교육 강화 등 적극적인 대응이 바람직하다.
 
일본과 같이 평소에 안전·보건교육을 강화하여 학생들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떤 상황도 스스로 방어하고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적 활동이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우왕좌왕 학교휴업을 실시하며 급한 불을 피해 간다는 판단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현장에 적극적인 지원 방안 마련되고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와 시·도교육청과 학부모 사이에 위치한 학교의 어려움 헤아려 명확한 기준 마련 및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 대전시교육청에서는 손세정제를 비롯하여 체온계나 마스크 등의 구입을 위한 예산을 신속하게 지원해 주었다. 적극적인 조치는 학교현장에서 가뭄에 단비였다. 앞으로 당국에서는 수학여행이나 체험 활동 취소에 따른 위약금 등도 지원되어야 한다. 특히 위급사항이 계속되어 휴업이 장기화될 경우 수업일수 조정 등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져야 한다.
 
뼈 아픈 경험은 더욱 발전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분명한 가치가 있다. 선제적 예방 차원에서 실시한 학교휴업은 이미 마무리 되었다. 메르스 사태는 장기화될 수도 있다. 학교 현장에는 헌신과 봉사 그리고 사랑 가득한 선생님들은 제자들의 건강과 안전관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를 하루라도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교육행정당국의 노력과 더불어 학생, 학부모, 교원의 적극적인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
 
메르스로부터 학생과 학교를 지키기 위해 매일 매일 이른 아침부터 자율적이고 열정적으로 대처하는 학교현장 선생님들의 노고에 온 국민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길 소망해 본다.
 
하 헌 선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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