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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我의 사랑과 봉사 나누는 한해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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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01.05 08:24
  • 기자명 By. 강현준기자 기자
힘차게 달려온 무자년(戊子年)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찬 2009년 기축년(己丑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어려운 이웃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사회보장제도가 마련되고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진솔한 사랑의 봉사를 펼치는 밝고 아름다운 세상이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실직의 고통 속에 살았던 실업자들이 안정된 직장을 되찾아 웃음이 넘치는 가정을 다시 꾸미고, 영문도 모른 채 엄마 품을 떠나 보육원에 맡겨졌던 죄 없는 어린것들이 가족의 따뜻한 품으로 돌아가는 축복의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1달러면 다섯 덩어리 빵으로 난민 5명이 하루의 배고픔을 달랠 수 있는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의 난민들과 5000원이면 한 달의 식량을 구할 수 있는 북녘의 어린이들이 마음껏 주린 배를 채우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가난이나 혹은 부모의 이혼으로 도시락을 못 싸가 다른 친구들이 점심을 먹는 동안 수돗가에서 물로 배를 채우고 운동장을 방황하는 어린이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 신문에 강도, 절도, 살인, 강간, 횡령, 미성년자 성 교제, 교통사고, 자살, 마약, 각종 게이트 등 어둡고 칙칙한 뉴스들이 사라지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과 가진 것을 나누고 사랑을 베푸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가득 메워졌으면 좋겠다.

장애인이나 이 땅을 찾은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 여성, 노인들이 더 이상 장애나 피부 빛깔, 성별, 나이를 이유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고 하늘이 내려준 그들의 권리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첫 햇살을 맞는 눈빛으로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부끄러운 상처들을 포옹하고 감싸주고 인내 할 줄 아는 큰 가슴을 갖고 살아갈 때 우리마음 속에는 일년 내내 새해의 첫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

찬바람이 불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다. 그러나 그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은 차가운 계절이 아니라 그 보다 더 시린 세태(世態)인지도 모른다. 찬바람 한 자락을 가리기에도 힘든 사람들에게 내미는 우리들의 따뜻한 나눔의 손은 그래서 더욱 소중한 것이다.

인류의 문명은 갈수록 발전하고 있지만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들의 격차는 더욱 벌어져 가고 있고, 치열해지는 경쟁과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날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양극화 현상은 계층간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사회 통합의 조화를 해친다는 점에서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념이나 체제, 그리고 종교가 아닌 인간이다. 우리는 이념, 체제 그리고 각 종교 간의 장벽을 넘어 가장 가치성 있는 인간존중 사상과 더불어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키는데 있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 사랑 실천은 우리 모두의 영원한 숙제다. 우리가 베푸는 마음을 조금만 열면 열수록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은 그만큼 줄어들고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상부상조의 정신이 깊이 뿌리내린 아름다운 전통을 지니고 있다. 보릿고개를 넘어야 목숨을 부지할 만큼 혹독한 가난 속에서도 우리 민족은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 정신을 잃지 않았다.

찬바람이 몰고 온 이 겨울에도 주변의 상처받은 이웃들을 위해 가장 작은 것부터 나누어 가질 줄 아는 따뜻한 사람으로 아름답게 살아가야 한다. 참된 이웃사랑은 풍성한 가운데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없는 가운데서도 서로를 쪼개어 공유하는 정성과 자기희생 정신에서만이 이뤄질 수 있다.

힘들게 노력해 벌어들인 것을 남에게 선뜻 내줄 수 있는 사람은 상당히 성숙된 사람이다. 그는 내 준 것만큼 다시 땀을 흘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감당할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찬바람이 휘감고 도는 세상 풍파 속에 아픔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변 이웃들을 우리는 다시 한번 새로운 눈빛으로, 그리고 따뜻한 가슴으로 보듬어 줘야 한다. 어려운 이웃들의 고통과 절망의 외침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따뜻한 모닥불을 가슴에 하나씩 심을 수 있는 아름답고 훈훈한 불씨가 돼 보자.

이 추운 겨울, 우리 주위에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침묵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무관심과 침묵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사람은 사랑하는 존재로 창조됐고, 따라서 사랑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성서에서는 사람은 본래 창조된 대로 사랑을 가지고, 사랑에서 나오는 행동만을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사랑에서 나오는 모든 행동은 선행이 되고, 사랑을 거역하는 모든 행동은 죄가 된다고 했다.

사랑이 부패하면 이기주의가 되어버린다. 사람의 마음이 이기주의로 채워지면 자기 자신 외에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게 된다. 이기주의는 사람을 명예에 집착하게 하고, 재물의 소유에 집착하게 하며, 육체의 감각적 쾌락에 집착하게 한다. 그래서 이기주의는 사람을 교만한 사람으로, 탐욕스러운 사람으로, 쾌락주의자로 타락시켜 버린다.
머지않아 아늑한 봄바람이 남쪽바다 파도를 타고 부드럽게 불어오고 예쁜 꽃들이 꽃가루처럼 날리는 햇살을 받으며 수줍은 듯 꽃망울을 터트리게 될 것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화사한 미소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아무도 돌보아 주지 않는 자리에서 어둡고 황량한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준비한 순수성 때문인 것 같다. 우리는 꽃들에게서 아름답게 살아가는 순수성을, 그리고 대자연의 순리를 배우면서 살아가야 한다. 우주의 변함없는 오묘한 운행질서 속에서 구름은 바람을 따라 흐르고, 물은 높고 낮음을 따라 흐르고, 누군가의 사무침에 꽃은 피었다 지듯이 온갖 생물이 태어나고 죽어가는 가운데, 유독 인간만이 삶의 뜻을 가지려고 애를 쓰며 살아간다.

인간은 어디서 온 것이며 어떻게 살다가 어디로 가는 것일까? 기쁨과 노여움, 애처로움과 즐거움, 사랑과 미움의 모든 감정은 무엇 때문에 일어나고, 또 사그러지는 것일까? 세상 모든 것은 태어나서 살다가 끝내는 죽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인간은 생애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하는 문제에 대한 절실하고도 절박한 의문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그런데 이 세상은 점점 탐욕과 증오와 원망의 아수라장으로 변해 가고 있다. 현대인들은 삶에 대한 깊은 사색을 상실한 채 거기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불행한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은 자기 이익을 초월한 ‘초아(超我)의 사랑과 봉사’이어야 한다.

탐욕스럽고 증오하는 마음은 고운 얼굴을 추악하게 만들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은 고운 얼굴을 거친 주름살로 만들고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동시에 위장을 위축시켜 놓는다고 한다. 그러나 진솔한 사랑함과 봉사하는 마음은 우리 신체 내에 조화된 따스한 빛을 흐르게 한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란 보통 사람 서민들이 춤을 추고 노래 부르며 신명나게 살 수 있는 사회 건설이다. 빈털터리로 왔다가 빈털터리로 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거늘 더욱 열심히 슬픈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며 아픔을 나눠 절반이 되게 하고, 기쁜 사람과 함께 해 기쁨이 배가 되도록 사랑을 마음껏 나누는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우리 모두 이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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