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문화속으로] 휴가(休暇) 확보하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5.08.06 18:5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등모 대전영락교회 담임목사, 아태장신대 총장

‘생존 시간까지 아껴서 일하는 나라’ 이는 얼마 전 모 신문사에서 한국인들의 바쁜 일상에 대한 글을 기고하며 내세운 부제(副題)였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잠드는 평균 시각은 평일 밤 11시 24분, 토요일 밤 11시 29분, 일요일 밤은 11시 15분이었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49분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반면 회원국 국민은 하루 평균 8시간 22분, 회원국 중 가장 오래 자는 프랑스인은 8시간 50분을 잔다. 프랑스인은 우리보다 매일 1시간 1분씩 더 자는 셈이다.

그렇다면 긴 시간 동안 깨어있는 한국인은 과연 무엇을 할까? 여가를 보내거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이 시간을 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긴 시간동안 한국인은 대부분 ‘일’을 한다. 문제는 반드시 사람에게는 가용시간(可用時間)이 필요한데, 노동 시간이 이를 초과하면 시간빈곤에 빠진다. 쉽게 말하면 일을 하느라 생존에 필요한 시간을 희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한국이 지금 그러한 상황이다. 그러기에 ‘생존 시간까지 아껴서 일하는 나라’라는 부제는 무척이나 정확하다. 지금 한국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쉼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용철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방글방글 웃고 있는 아기를 보고도 마음이 밝아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문을 비추는 햇살이 눈부시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하루가 궁금하지 않고 전화도 기다려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아침과 저녁이 같고 맑은 날과 비 오는 날도 같고 산이나 바다에서 똑같은 느낌을 받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당신은 그동안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 한 가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쉬는 일입니다.”

우리가 흔히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계획을 짤 때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은 바로 휴가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왜일까? ‘The One Thing’의 저자인 게리 켈러와 제이 파파산은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휴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들이 그런 시간을 낼 자격이 있다는 것도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자신이 여러 번의 휴가 사이사이에 틈틈이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전보다 에너지가 더 회복되고 여유롭고 생산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원활히 기능하려면 휴식 시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사람들은 휴가 시간을 따로 떼어 두지 않는다. 자기에게 그럴 자격이나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가를 누리기 위하여 자격이 필요한 사람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휴가를 누릴 수 있어야 하고, 아니 사실은 누려야만 한다. ‘휴(休)’는 마치 인생이라는 자동차의 브레이크와 같은 존재이기에, 잘 쉬는 사람이 성공적으로 달릴 수 있다. 그러니 휴가를 가져라.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서 쉬어라. 긴 주말과 긴 휴가를 따로 떼어 두고 그것에 맞춰 쉬어라. 여기에 몇 가지를 꼭 기억하자.

첫째, 진정한 휴가는 자연과 함께하는 휴가이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휴가를 이야기 할 때 일상을 탈출하여 충분하게 돈을 쓰고, 좋은 호텔에 숙박하여, 멋진 조식을 먹어야 제대로 된 휴가를 즐기고 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휴가란 깊은 묵상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는 ‘가(暇)’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연이야 말로 최고의 휴가 장소이다. 하나님께서는 흙으로 사람을 만드셨다.(창 2:7) 그러니 자연만큼 사람에게 에너지를 주고 쉼을 주는 공간은 없다.

둘째로, 진정한 휴가는 가족과 함께하는 휴가이다. 우리는 참 바쁘게 산다. 바쁨은 서로를 돌아볼 겨를이 없게 만들기 때문에 가족 간의 유대감을 약화시킨다. 그러나 성경은 무엇보다 가족의 화목이 제일이라고 말한다.(잠 17:1) 그러므로 작은 틈이라도 생기고, 어디를 움직여야 할 기회가 생긴다면 가능한 가족과 함께 하자. 물론 함께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살면서 가장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은 가족 밖에 없다. 그러니 가족과 함께 휴가의 시간을 가져라.

마지막으로 진정한 휴가는 영적인 휴식이 있는 휴가이다. 인간은 누구나 공허한 마음이 있으며, 이 공허함은 어떤 휴식으로도 채울 수 없다. 이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영적인 휴식, 즉 나를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과 만나는 것이다. 이 휴식이야 말로 가장 심오한 휴식이며,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평안한 휴식이고 휴가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끊임없이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말씀하고 계신다. 부디 진정한 휴가를 보내고 쉼을 얻는 8월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김등모 대전영락교회 담임목사, 아태장신대 총장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