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는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16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7탈삼진을 기록했다. 볼넷과 사구는 하나도 없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가 데뷔전에서 완투승을 따낸 것은 로저스가 처음이다.
로저스는 최고 156km에 이른 직구와 140km대 슬라이더, 낙차 큰 커브로 LG 타선을 압도했다. 로저스의 활약으로 한화는 5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 5할 승률 (49승 49패)로 복귀하며 5위 탈환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전반기까지 승승장구하던 한화는 후반기 들어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징계로 이탈한 영향도 있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선발 로테이션의 붕괴였다.
한화는 올시즌 로저스 등판 전까지 팀 퀄리티스타트가 불과 18회로 이 부문 1위 삼성(56회)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선발의 부진으로 권혁을 비롯해 박정진, 윤규진 등의 어깨가 무겁기만 한 상황에 로저스의 데뷔전 호투로 필승조를 모두 투입시키지 않아도 충분히 승리를 가져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기면서 불펜진의 과부화를 덜어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눈에 보이는 요소 외에 로저스의 이번 완투승으로 한화는 5연패 탈출과 함께 팀 사기를 크게 끌어올렸고 2군으로 내려간 탈보트가 변화된 모습으로 돌아올 경우 막강한 원투펀치를 갖출 것이라는 희망도 부풀렸다.
비싼 몸값을 주고 영입한 만큼 로저스가 매 경기 1억원에 가까운 가치를 선보여야 한화로서는 본전을 되찾는 수준이지만 이번 완투승으로 한화가 얻은 이득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이나 컸다. 로저스의 다음 등판에 벌써부터 팬들의 높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