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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건강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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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9.17 17:4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 용 화 이용화플란트치과 대표원장

현대사회 과학의 발달은 우리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의학의 발달은 인간으로 하여금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의학발달로 인한 생명의 연장과 오래 산다는 것을 의미하는 장수(長壽)와는 다른 차원에서 논해야 할 것이다.

요즘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노익장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면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70세 된 사람이 보디빌딩으로 가꾼 울퉁불퉁한 근육을 자랑하고, 71세 된 이는 아이돌이 하는 빠른 동작의 댄스를 거침없이 소화한다. 82세 된 여자는 반듯한 자세로 부드럽게 기체조를 하더니 발레를 하듯이 다리를 일자로 벌려 땅에 붙인다. 94세의 남자가 벽력같은 기합소리를 지르고 죽도를 내리치면서 한판을 겨루더니 투구를 벗는데 얼굴은 아주 젊어 보인다.

나도 저토록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욕심을 부려 보지만 그게 어디 뜻대로 되겠는가. 새싹처럼 돋아나던 어린아이가 발굽에 밟히고 펄펄 뛰던 젊은이가 한 순간에 넘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가정이나 사회의 중책을 감당하여야 할 중년의 나이에 졸도를 하고, 생을 마감할 준비도 하지 못한 노인들이 홀연히 세상을 떠나간다.

요즈음 어르신들 사이에 ‘9988234’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는데 이는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앓다가 죽자(4:사<死>.)’라는 의미라고 한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사람들을 막론하고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만 그리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는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려고 가진 애를 썼으나 50세의 나이로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이에 비해 자연을 벗 삼아 노래하고 훌륭한 글을 써서 후대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친 윤선도는 85세까지 살았으니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근래에 언론매체에서는 무병장수와 관련된 광고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음식과 운동의 내용이 가장 많다. 태초에 신이 내린 먹을거리는 흙과 물로부터 얻어지는 식물의 뿌리와 잎과 줄기와 열매였다고 한다. 우리도 원래 채식 위주의 식습관이었는데 육식으로 바뀌어 가고 불규칙한 식사와 운동부족으로 인하여 고혈압이나 비만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사람이 먹는 것과 관련된 기업들이 펼치는 상술로 인하여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사례가 많다. 음식에 진한 색깔을 넣어 눈을 자극하고 설탕과 조미료를 첨가하여 입맛을 돋우며 여러 가지 물질들을 발라서 볶고 튀기며 냄새를 풍긴다. 이런 유혹에서 벗어나려고 혼식을 고집하고 직접 텃밭에서 생산한 채소와 과일을 즐기며 자연산 조미료를 만들어 쓰는 우리 집 식단에 나는 감사한다.

운동도 장수의 필수 조건이다.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하고 내장 기능을 강화하여 면역력을 키워 병균을 물리치게 하고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걸을 것을 권하는 운동법을 비롯하여, 등산, 수영, 요가, 헬스, 댄스, 구기 등의 다양한 방법들을 실행하는 것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나도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에 누운 채 허리와 무릎의 관절을 풀고 얼굴 마사지를 하며 거실에 나와서 맨손체조도 한다.

기존의 나쁜 식습관을 고치려고 노력을 하고 날마다 1시간 이상 수영이나 산보를 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내가 이렇게 음식을 섭취하는데 관심을 갖고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본격적인 건강관리를 하게 된 것은 학창시절 존경하던 은사님을 사회에서 다시 뵙게 되면서 부터이다. 나 같은 치과의사들은 거의 하루 종일 서서 환자를 보기 때문에 허리와 어깨에 많은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의료계에서 은퇴를 하게 되면 일반인들보다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 되는 일이 많다. 수년전 은퇴를 하신 은사님은 평소에 소식(小食)을 하시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선호하시며 일주일에 두세 번씩 클럽에 나가시어 테니스 게임을 즐기신다. 시합이 없는 날에는 빈 라켓 스윙을 500번씩 하시고 엎드려 팔굽혀펴기는 50번을 하셨는데 차츰 늘어나서 60번 이상 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듣고는 매우 놀랐다.

그 후로 계속해서 만나 뵙게 되면서 그렇게 건강하게 오래 사시는 이유가 또 다른 곳에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평소에 온화한 성품에 정결한 언어를 사용하시면서 때로는 유머 감각이 뛰어 나시어 주위 사람들을 많이 웃기신다. 짜증이나 화를 내시는 일은 거의 없고 남의 험담을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구태여 꺼내 보자면 텔레비전에서 지도급 인사가 막말을 하거나 젊은이들이 과격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비칠 때 “저러면 못쓰는데....”하시는 것이 전부였다.

적당한 운동과 소박한 식단 그리고 평소 올바른 언어사용과 긍정적인 생활방식이 현대 의학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장수의 비밀을 밝히는 해답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용 화 이용화플란트치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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