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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으로] 시민성원만이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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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11.26 18:4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전종구 맥스s&i대표, 전 대전시티즌 사장
우려가 현실로. 참 안타깝다. 프로축구(K리그) 1부 리그 승격 1년만에 다시 2부 리그로 강등하고만 대전 시티즌을 두고 하는 말이다. 28일 광주와의 최종전을 앞둔 시티즌은 올 시즌 4승7무26패, 승점19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1부 리그 12개팀 중 최하위다. 시즌벽두부터 예견된 우려이긴 하나 솔직히 기우(杞憂)이길 바랐음에도 끝내 기적은 없었다. 당초 시티즌은 올봄 1부 리그에 복귀하고, 새 사장을 맞이하면서 6강 진입이라는 당찬 목표아래 야심차게 시즌 첫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출발부터 순탄치가 않았다. 시즌개막 50일이 지나서야 홈 첫 승을 거두었을 뿐 매 경기 고전을 면치 못했고, 결국 시즌중 감독교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승격 첫해 강등이라는 수모를 벗어나지 못했다.
 
K리그 연착륙에 실패한 대전 시티즌-. 여기저기에서 현 시스템으로는 시티즌의 앞날을 기약하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주민들의 시선도 따갑기만 한 게 사실이다. 1차 책임은 물론 선수단 및 경영진에 있다. 그렇다고 팬들은 물론 시민들 역시 이로부터 마냥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대전 시티즌은 누가 뭐라 해도 시민구단인 때문이다. 개혁과 변화는 2부 강등이 확정된 시티즌이 풀어야할 최선의 카드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경험삼아 잘못된 점을 찾아 해결하고, 또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그래야 ‘어렵사리 승격, 쉽게 강등’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원조시민구단의 자존심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중요한 것은 미래이다.
 
이와 관련, 과거 대전 시티즌의 선장을 맡아본 입장에서 경기력 향상과 재정확충을 위한 제언을 해본다면, 우선 경기력 측면에선 유소년 축구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시민구단 재정형편상 딱히 걸출한 스타선수 영입이 힘든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소양 있는 유망주들을 조기에 발굴, 육성하는 일에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들이 곧 미래의 시티즌을 이끌 동량이자 나아가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한다는 까닭에서다.
 
물론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다. 이를 위해서는 12세부터 시작, 각 연령별 간판스타로 자리 잡기까지 4-5년간의 숙련기간이 필요하며, 이 과정이 선순환할 경우, 구단입장에서 보면 경기력뿐만 아니라 재정적인 뒷받침까지 받을 수 있어 일거양득인 셈이다. 이점에서 현재 시티즌에서 기대주로 각광받는 서명원, 송주한, 황인범의 경우가 그렇고, 또 2011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영국프로축구리그(EPL) 선덜랜드로 이적한 지동원(現 독일 아우크스부르크FC)의 예는 대표적인 케이스로 손꼽힌다. 당시 지동원은 이적료만으로 39억원을 받아 구단 살림살이에 큰 보탬을 줬다. 다행히 대전 시티즌의 경우, 4년전 유소년 육성프로그램을 입안해 공들여온 결과, 연고팀인 12세 이하팀,15세 이하팀(유성중), 그리고 18세 이하팀(충남기공)등이 각급 리그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음은 특기할만하다.
 
둘째, 재정적으로는 수익모델의 다변화가 필수적이다. 참고로 구단 재정규모를 100억원으로 잡았을 때 비용은 크게 선수단 연간 인건비(연봉 및 수당, 30~40억원), 운영비(40~50억원), 홍보비(5~10억원), 기타 잡비 및 예비비(5~10억원)등으로 짜여지며, 이를 근거로 수입규모를 추정할 경우, ▷시(市)지원금(50억원, 시지원금은 전체 예산중 50% 초과금지), ▷광고 및 후원금(20~25억원), ▷프로연맹 지원금(5~10억원, 유소년지원금 포함), ▷선수이적 수입(3~5억원), ▷입장수입(8~10억원), ▷기타 잡수입(4~5억원)등을 계상해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재정확충 방안 중 ▷광고 및 후원금 수입과 ▷입장수입의 확대이다. 특히 후원금 수입은 기존 광고명목의 지원금과는 별도로 주로 잘나가는 향토기업에의 의존성이 높은데, 필자는 이를 더욱 확대해 시(市)산하의 각종 이익단체(예컨대 요식업협회, 이·미용사협회,의사협회, 약사협회 등등 대략 25개 안팎)와의 협약을 통해 직·간접의 후원 사업을 증대시켜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또 입장수입과도 연계돼 있어 이를 잘만 활용한다면 기존 6-8%에 불과한 입장수입 비중을 최소 15%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대전 시티즌의 회생책은 현재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경기력 향상과 이를 충족시켜줄 재정확립이 뒷받침돼야할 것으로 사료되는바, 이를 위한 처방은 시민성원만이 궁극적인 해답임은 불문가지이다. 변함없는 시민들의 사랑과 애정만이 태생적 한계를 맞고 있는  시민구단의 비애를 그나마 녹여주고, 새 미래를 담보해주는 영양제로 작용할게 틀림없다. 동네북으로 전락하고만 대전 시티즌이 과연 ‘시립구단이냐, 시민구단이냐’를 가르는 선택은 역시 시민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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