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학생에게 술 접대하며 장사한 것 맞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09.03.29 19:22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일부 교복 대리점들이 교복 판매를 위해 폭력 서클 학생들에게 술 접대를 하고 사례비까지 지불했다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런 교복 판매업체의 횡포 사실은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이 공개하며 들통이 났다. 학사모는 이 같은 교복 판매 문란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위법행위를 처벌해 주도록 검, 경에 진정서도 냈다.

학사모가 낸 진정서에 따르면 ‘일부 교복 대리점들이 중학교 3학년 불량 서클 학생들에게 동급생들의 입학 예정 고등학교 교복 구입 예약을 받아오면 한 벌당 1만5000원씩의 사례비를 준다는 것이다. 또 교복 판매를 알선한 학생에게는 정기적으로 회식도 시켜주고 술집으로 초대해 술을 사 먹이기도 했다는 내용이였다.

이런 교복 불법 판매행위 사실은 학생들이 쓴 자필 메모까지 첨부해 고발 됐으며 한 명당 1만5000원씩 따져 3명의 학생에게는 10만원을 주었다는 내용도 있다. 게다가 교복을 한 벌 팔 때마다 대리점 카운터 뒤에 숨겨논 판매실적 표시판에는 개인별 스티커까지 만들어 붙여 경쟁심까지 붙였다고 한다.

이런 불법 교복 판매 행위가 끝나면 실적이 높은 학생끼리 놀 수 있도록 펜션까지 마련해 주기로 약속하는 등 온갖 상술을 동원했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게다가 여중생이 교복 판매를 알선할 경우 일부 대리점에서 고기를 사주고 노래방에도 데려 가기도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불법 교복 판매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판매업체는 폭력서클 학생들을 고용해 장사에 동원했다. 폭력서클은 교복 강매에 초등학생까지 동원하는 등 교복업체가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관리해 오다 입시 시즌만 되면 이들을 교복 판매에 참여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교복판매 업체들의 불법 교복 판매 횡포는 대전에서도 교복 판촉 학생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면서 교복판매에 열을 올렸다. 이를 보다 못한 학사모는 지난 26일 대전검찰청사 앞에서 대전·충남 일부 대형 교복 판매대리점 대표를 고발하고 그동안 학교별 실태조사 사례도 공개했다.

이 공개로 대전지역 상당수 학교 신입생들이 대형 교복대리점에 의해 동원된 선배 학생들로부터 교복 구매와 관련해 협박을 당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A공고는 특정업체의 교복을 사지 않으면 학교생활이 힘든다고 신입생들을 협박하기도 했다. B여고는 휴대전화번호와 이름을 적게 한 뒤 특정 교복업체를 거론하며 한달가까이 전화로 판매 공세를 한 사례도 있었다.

C인문계고는 후배들에게 교복 구입을 권유한 선배 학생들이 해당 교복 대리점으로 부터 돈과 문화상품권을 받았고, D여중은 다른 학생을 소개한 학생에게 식사 대접과 문화상품권을 주고 교복 값 할인을 약속하는 등 학생들을 동원한 불법 교복 판매가 극성을 피웠다는 것이 학사모측의 주장이다.

또 공주지역 대형 교복업체 역시 폭력서클 일진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했고 중간책에게는 7~80만 씩 줘가며 판촉활동에 나서도록 했다. 이곳 역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교복 한벌을 판매 알선할 때마다 1만원에서 1만5000원 가량의 판촉비를 줬고 특정업체의 교복을 가장 많이 산 반에는 피자 선물이 돌아가게 했다.

이렇게 교복 판매에 혈안이된 업체들은 교복 10벌을 팔면 25만 원을 준다고 회유해 학생들을 판매 일선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판촉비로 받은 돈은 선배들에게 뺏기기 일쑤였다. 때문에 교복을 팔아 받은 판촉비가 청소년 폭력조직의 자금줄로 사용돼온 사실에는 더욱 놀랄 수 밖에 없다.

도내 일부 지역의 교복 대리점들이 교복 판촉 학생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주장은 마찬 가지다. 이 일 때문에 각 곳에서는 “교복 판매를 강요받은 학생들이 선배가 무서워 학교에 가길 꺼려할 정도”라며 “학교 교복이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망치는 사회적 매개체가 되고 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학사모는 “학교 규정을 무시한 모든 변형 교복의 반품과 선배 폭력이 무서워 억지로 살 수밖에 없는 범죄행위를 조장하는 학교 교복을 폐지해야 할 때가 왔다”고 교복 폐지론을 제시 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달 불법 교복실태를 조사한 결과 서울의 64개교를 비롯해 전국 231개 학교에서 규정을 무시하고 교복을 변형시킨 사례로 입증해 주기도 했다.

그런데 업체가 학생들을 교복 판촉에 이용한 것은 이미 3, 4년 전 부터 계속 됐지만 올해는 너무 대대적이어서 문제가 커졌다. 학생들에게 술을 접대하면서 돈에 눈이 먼 역겨운 상혼이 우리나라 얘기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탄식에 분노마져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틈새에 교복 판매의 탈선 마케팅 소문은 대리점으로 번지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됐다니 어른들의 비뚤어진 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임명섭/주필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