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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공직 40년 보람과 행복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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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3.09 13:0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홍 석 원 충청지방우정청 영동우체국장

우체국과 인연을 맺고 공직에 입문하여 첫 출발한 게 엊그제 일 같이 생생한데 어느새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이 네 번이나 지났으니 불변진리인 세월은 유수와 같다는 옛말이 새롭게 다가온다. 

지난 40년을 돌이켜보면 누구나 일상에서 오는 온갖 희로애락이 일순간 스쳐갔지만 그래도 오래도록 남고 보람된 것은 직장에서 의미와 가치있는 공익의 과업을 이룬 성취감이란 생각이 든다.

지나온 공직생활중 담당보직의 소관업무로 누구나 당연시해야 하는 일상적인 업무 외에 공복이란 자부심으로 사명과 책임감을 갖고 열정적으로 추진하여 나름대로 귀감이 될 만하다고 판단되는 대표적 사례 몇 가지를 회고하며 시계를 옛날로 돌려본다.

먼저, 충북 단양 어상천에서의 직원숙사 건립이다.

91년도에 단양 어상천우체국에 부임하자 상부관서에서 어상천은 오지라 직원 숙사를 건립예정인데 만약 부지를 매입하지 못하면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고 하기에 선뜻 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추진하게 되었다.

장소가 우체국과 원거리면 안 좋을 것 같고 국장관사 옆에 지어야 서로 의지도 되고 생활하기가 좋을 것 같아 바로 옆에 토지를 사기로 하였는데, 이 땅은 오래전에 학교 기숙사 건립을 위해 개인이 기증한 부지라 매입절차가 간단하지 않았지만 학교의 상황이 바뀌어 기숙사 신축 계획이 취소된 상태라 관계자 및 주민들에게 상황설명을 하고 여러 차례 논의 끝에 매입하여 신축하였다.

두 번째는 청주 내수 우체국 청사이전이다.

98년 내수우체국에 부임하고 보니 우체국 위치가 중심에서 아주 먼 변두리 지역인 철도 옆에 있고 규모가 작아 주민이용이 크게 불편하여 20여년전부터 옮기려 하였으나 부지를 매입하지 못해 이전하지 못하는 안타깝고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 곳 저 곳 물색하여 적정 장소를 어렵게 찾아 감정 평가를 하고서 소유주에게 사정하다시피 팔도록 요구하다가 거절 당할 때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현재 이전한 장소도 처음에 소유기관 직원들의 반대에 직면하여 기관 간에 언쟁을 하기도 하였다.

그 후 지역 유지들과 우체국 이전 추진 위원을 구성 여러 차례 협상하는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어렵게 매입하였는데 위치가 지금은 내수읍내 중심이 되어 주민이용 편리는 물론 직원들이 선호하는 우체국이 되어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있으며 관계 주민들과 계속하여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세 번째는 세종우체국 택시 승강장 이전이다.

세종우체국은 청사 내에 주차 공간이 협소하여 주민 이용이 크게 불편하였는데 우체국 앞 도로마저 오래전부터 택시 승강장이 설치되어 있어 차량 이용 주민은 우체국에 진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20여 년간 택시 승강장으로 사용하여 왔고 대체 장소를 찾아야 하므로 생각처럼 쉽지 않았으나 유관기관 여러 사람들의 협조를 얻어 결국 우체국 건물을 벗어난 곳으로 이전하여 주민이용 편리와 우체국 발전 기반을 조성하여 보람을 느끼고 있다.
 네 번째는 진천우체국 근무 시 주차이용 서비스 제공이다.

진천우체국은 전에 근무하였던 곳이라 주차공간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 후 군 소유 부지를 매입하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천만다행이라고 안도와 격려를 보내고 있던 차 국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하게 되었다.

새로 국장으로 부임하여 공간을 확인하고 만약에 이곳을 매입하지 않았으면 우체국 업무를 어떻게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감사한 마음에 그 당시 군 책임자하고 우체국장을 초대하여 우체국과 주민편익을 위해 꼭 필요하고 훌륭한 일을 하였다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상가를 비롯한 주민 밀집지역이다보니 주차수요가 많은데 주차관리를 안하니깐 항시 아침부터 만차가 되어 주차공간 매입전과 다름없이 정작 우체국 이용 고객은 크게 불편해하고 이용이 저조하였다. 

총 20여대 주차할 수 있었는데 주차 관리를 안하면 하루 이용하는 사람이 몇 십명 밖에 안되지만 주차시간을 30분 이내로 주차토록 협조요청하며 안내하니 인접상가에 용무보는 사람들도 주차하기도 하고 하루 에 무려 수 백여명이 이용하는 광경을 보면서 이게 바로 주민을 위한 열린 행정이란 생각에 보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지면상 마지막으로 부하 동료 직원들의 승진과 표창을 수상토록 도와주는 데서 오는 행복이다. 

근래 괴산우체국장 재직 시의 일로서 우리나라 여자 마라톤 1인자인 김성은 선수 부친이 우체국에 같이 근무하였는데 김성은 선수를 추천하여 괴산군민 대상을 받도록 한 것은 선수의 사기 진작과 부모와 우체국을 포함한 군민모두에게 즐거운 표창으로 추억에 남는다.  

국가의 대표적 서비스 기관인 우체국에서 40여 년동안 근무하면서 일상에서 오는 희로애락과 남모르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임지마다 우정사업 및 지역발전과 주민 편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위와 같은 일을 찾는 재미와 일을 추진하는 과정과 결과에서 진정한 보람을 느꼈고 행복이 있었음은 가식없는 솔직한 고백이다.

 

홍 석 원 충청지방우정청 영동우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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