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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언젠가~ 마주칠 거란 생각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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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3.29 17:1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나 영 태 마음 쉼 한의원장

가수 하림의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의 한 구절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노래 중의 한 곡 입니다. 잠시 가사 좀 감상해보고 갈까요?

“언젠가 마주칠 거란 생각은 했어 한눈에 그냥 알아보았어
변한 것 같아도 변한 게 없는 너, 가끔 서운하니?
예전 그 마음 사라졌단 게, 예전 뜨겁던 약속 버린게
무색해 진대도, 자연스런 일이야, 그만 미안해 하자
다 지난 일인데 누가 누굴 아프게 했건 가끔 속절없이 날 울린
그 노래로 남은 너, 잠신걸 믿었어, 잠 못 이뤄 뒤척일 때도
어느덧 내 손을 잡아준, 좋은 사람 생기더라”

헤어진 첫사랑에 대한 애절함과, 시간이 흐른 뒤 서로가 서로에게 의연해짐에 대한 안타까움등을 노래했습니다. 다들 첫사랑에 대한 달콤 쌉싸름한 기억은 있으시지요? 항상 첫사랑에 대한 느낌은 달콤하고 아름다우며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합니다. 아! 물론 지금 옆에 계신 분께는 비밀로 하고 계신 분들이 더 많으실 겁니다. 저 역시도 그렇고요. 집사람이 이 글을 보면 안 될텐데, 저희 집사람도 저의 첫사랑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거든요. 저도 집사람의 첫사랑에 대해서는 묻지 않고 지켜줍니다. 그런데 갑자기 왠 첫사랑 얘기냐고요? 날씨도 따뜻해지고 봄바람도 살살 부는 것이 마음을 싱숭생숭하게도 하는 이런 즈음에 우리가 이런 감정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하고 살아간다면 우리 몸과 마음이 조금은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오늘의 주제로 잡았습니다.

첫사랑이 달콤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 이유는 바로! 첫사랑이 옆에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첫사랑은 옆에 없기 때문에 첫사랑이고 지나간 처음 사랑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게 무슨 말장난 같은 소리냐 하시는 분도 계실 거에요. 잘 생각해봅시다. 조선시대에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했던 존재가 무엇이었을까요? 임금? 사또? 역병? 여러 역사서들이나 내려오는 전설 등을 보면 하늘의 청룡, 바다의 용왕님, 산의 산신령님, 도깨비 등을 가장 무서워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바로 실체가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내 옆에 있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가 없는, 추상적인 존재에 대해서는 느끼는 바가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마치 꺼낸 칼보다 칼집에 있는 칼이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지요.

마치 연예인들을 볼 때 느끼는 감정과도 비슷합니다. 중학생들이 아이돌 스타들을 볼 때, 말그대로 사람이 아닌 ‘스타(star)’를 보듯 합니다. 아이들에게 연예인은 신적인 존재지요. 팬덤을 형성하고 누군가 우리 오빠를 욕을 한다 싶으면 떼거지로 달려가서 리플을 달아요. 항상 오빠를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팬레터 및 선물 등을 보냅니다. 그런데 만약에요, 이 아이돌 오빠와 딱 1년만 같이 살게 해준다면? 처음에는 좋아하겠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왠수같은 사람이 될지도 몰라요. 1년이나 걸릴까요? 지나간 첫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첫사랑은 기억속의 첫사랑일 때만 아름다운 추억이 됩니다. 첫사랑이 생각난다고, 보고 싶다고 한 번 두 번 보게 된다면? 환상이 깨질거에요. 아름다웠던 기억조차 사라질 겁니다. 왜냐하면 그 실체를 조금씩 들여다 보게 되거든요.

구체적 실체에 대해서 인지하는 순간 환상, 환타지 등이 조금씩 벗겨지게 되고 점점 그 본질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우리 몸과 마음도 마찬가지에요. 허리 통증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실 허리의 통증은 근육이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면 무슨 큰 병이 난 것이 아닌가, 추간판이 터진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잠을 못 이루고 불안해 합니다. 사실 근육 때문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요. 이런 경우 대부분 진료할 때 “어떤 어떤 근육이 뭉쳐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했습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습담증이라고 합니다. 대략 일주일 정도 치료하면 좋아질거에요”이 정도 말씀만 드려도 증상이 30%는 좋아집니다. 내 병에 대해서 원인을 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불안감이나 걱정이 어느 정도 사그러들거든요. 구체적 실체에 대해서 인지하고 이해하는 순간 엄청나게 크게 다가오는 감정적 기복은 조금씩 조금씩 그 힘을 잃게 되고 나는 그에 따라 의연해지게 됩니다. 통증도 불편함도 불안함도 그 원인과 실체에 대해서 본질을 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전문가와 함께 같이노력해보세요.

글머리에서 말씀드렸던 노래는 이렇게 마무리가 됩니다.
“이대로 좋아 보여 이대로 흘러가, 니가 알던 나는 이젠 나도 몰라”
결국 이 커플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연해졌군요. 우리 모두 추억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나 영 태 마음 쉼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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