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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우체국 민원현장 심층 해부 및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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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6.08 13:2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영동우체국장·수필가

[충청신문=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영동우체국장·수필가] 우체국 업무는 주민생활과 밀접한 필수적 업무이기 때문에 국가 발전과 국민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갈수록 높은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어 우체국 현장은 항시 고객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우체국에서는 이러한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고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고객만족운동 등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산업 고객만족도 공공부문 17년 연속 1위와 택배분야 국가고객만족도에서 10년 연속 1위를 하며 국민들로부터 많은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국민들의 의식수준과 사고도 같이 변해야 한 단계 도약하여 선진국에 진입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행복지수가 상승하리라 본다.

최근 언론에 갑질 논란이란 신조어가 자주 등장하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 이들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 사회 전반적인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가 대표적 서비스 기관인 우체국에 40여년간 봉직하며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례들을 심층 해부해 보면서 다같이 성찰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체국은 고객 맞이하는 사무실과 외근하는 우편집배원으로 크게 분류하는데 먼저 우체국 고객맞이 창구 사무실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들이다. 하나,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해달라는 고객의 요구가 빈번하다. 둘, 나를 몰라 본다고 호통치며 과시하는 유형의 고객이 자주 있다. 셋, 의도대로 용무를 못볼 경우 직원들을 불친절하다며 매도하는 사례가 많다.

다음으로는 우편물 배달에서 발생하는 사례들로써 우체국 민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전국우체국에서 매일같이 반복되는 사항들로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하나, 정당한 수취 권한이 없는 사람이 억지 교부요구가 빈번하다. 둘, 신분증이 없어 교부할 수 없음에도 왜 나를 모르냐며 막무가내 교부 요청한다. 셋, 배달순로를 무시하고 자기 집을 제일 먼저 방문해 달라는 고객이 의외로 많다. 넷, 벨을 눌러 아기가 깼다고 아니면 한번만 누르고 기다리지 않고 바로 갔다고 항의하니 집배원의 배달에 애로가 많다. 다섯, 운전 중이나 우편물 교부시에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임에도 집배원이 전화 안받는다는 항의가 많다. 여섯, 비가와 우편물 수취함에 물이 있어 우편물이 젖었다고 항의하는 사례 이외에도 여러 가지 별의별 불만 및 민원사항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게 우체국 현장이다.

우체국은 국가의 대표적 서비스 기관이고 공무원이다보니 규정에 위배되고 무리한 요구라도 문제가 생겨 상부에 항의하면 종당에는 질책과 책임은 나에게 돌아오니 어쩔 수 없이 요즘의 갑질 요구대로 큰 목소리에 고개숙여 응하는 경우가 많음이 사실이다.

공직 생활하는 동안 수많은 민원 해결을 근무지마다 솔선하여 도맡아하였는데 그동안 경험으로 터득한 민원처리 요령을 공복 응대지침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나름대로 요약 정리해 본다.

우체국은 규제 업무가 아니고 서비스 업무라 초기 대응만 잘하면 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터득하였다. 첫째, 내가 책임자라는 주인정신이 필요하다. 둘째, 즉시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셋째, 상대방 입장에서 경청하며 해결한다. 넷째, 잘못된 부분에 대해 정중히 사과한다. 다섯째, 민원인이 감동할 때까지 적극적인 해결을 한다.

특히 다른 사람이나 다른 우체국으로 책임을 전가하거나 회피 또는 소극적 대처와 지연처리하면 문제를 더 크게 만들고 어중간한 마무리는 해결이 아니고 불만 고객으로 남게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민원해결 중 기분 좋은 결말로 기억에 남는 것 하나 소개하면 30여년전 청주우체국 우편계장시절 50만원 상당 녹용 분실사건이다.

야간 근무 후 아침에 일어나 보니 소포담당으로부터 어제 밤에 놓아둔 녹용이 없어졌다는 청천벽력 같은 상식적으로 있어서는 안 될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이리저리 확인해 봐도 찾을 방법은 없고 비번날 쉬지 않고 곧바로 담당과 함께 발송자 주소지인 서울 경동시장으로 찾아갔다.
발송인을 뵙고 사죄하며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그분은 당황해하면서도 우리 입장을 이해해주며 필자에겐 자기가 한 일도 아닌데 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오히려 칭찬까지 받고 공직 교훈이 된  사례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동안 경험한 우체국 민원현장의 목소리를 여과없이 사실대로 토로해보았는데 우체국이나 이용하는 국민 모두 역지사지 입장에서 고치고 개선할 건 개선해서 한 단계 도약하여 모두가 만족하며 행복한 선진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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