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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측은지심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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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6.12 15:2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구 미 경 대전시의회의원
[충청신문= 구 미 경 대전시의회의원] 매년 6월 호국의 달에는 마음이 아프다. 생각도 많아진다. 전쟁으로 인한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음을 되새기는 달이기 때문일까. 
 
헌데 올해는 그에 더해 연일 좋지 않은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어 더욱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안산 사건, 강남역 사건, 구의역 사고, 신안 사건 등등 사람이 악의 혹은 무관심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바로 그것들이다. 
 
특히 구의역 사고의 경우에는 전례가 있었고 예방이 가능했던, 예방해야 했던 사고였기 때문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시민의 안전과 편리함을 생각해 빠른 수리를 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상금제도를 택한 것, 수리 사실을 역무원에게는 전달되지 않는 체계 등은 굉장한 무리수로 보인다. 외주업체 직원은 시민이 아니라는 말인가. 그들도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하는 시민들이다. 나는 굳이 사람 사이에 갑과 을을 나누는 것도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보는데, 어쨌거나 선택권을 쥐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선택권이 없는 사람을 멋대로 쥐고 흔드는 일은 반드시 스스로 검열하여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초등학교 3-4학년의 도덕 교과서를 읽으며 놀란 적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윤리만 제대로 알고 실천한다면 정의롭고 따뜻하고 범죄 없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피의자들도 분명 의무교육인 초등교육은 다 받고 자랐을 텐데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인지, 인간으로서 초등학교 3학년이 배우는 윤리관도 없는 것인지. 아이러니 하다. 
 
결국 기본은 타인을 생각하는 선한 마음, ‘측은지심’이다.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이 있다면 그런 악행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이란 대체로 나보다 약하고 소외되고 열악한 사람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측은지심을 가지는 사람은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스스로 주체성을 가지고 책임감, 윤리, 올바른 도덕으로 무장한 지도층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은 결코 피의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만큼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고 정신적으로 고양된, 품격 있는 사회는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회가 다 같이 동반성장 하는 길은 없는가. 다 같이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적 공유지를 만드는 길은 없는가. 내가 생각하기에도 상당히 이상적이고 현실감 없는 소리로 들리지만 나 먼저 변화하고, 주위사람들을 변화시키면 적어도 측은지심이라는 것이 없는 사람보다는 있는 사람의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인슈타인의 인생명언 20가지는 버릴 것 하나 없이 모두 소중한 말들이다. 하지만 그 중 더욱 깊게 새겨야 할 것을 꼽아보자면 '의문을 갖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실수 하게 된다', '나는 똑똑한 것이 아니라 단지 더 오래 고민할 뿐이다', '상식이란 18세까지 습득한 편견의 집합이다', '너 자신의 무지를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 '이 세상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말은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상의 5가지라고 생각한다. 
 
모두 자신의 무지에 대해 인식하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며, 끝없이 자신의 확고한 생각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주변 모두가 그만하면 되었다고, 완벽한 사람이라고 말해도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너무 완벽주의자가 되라는 소리가 아니다. 물샐 틈 없이 철저해지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행동하기 전 한 번 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내가 뱉는 말이, 내가 하는 행동이. 누군가에게 큰 고통과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것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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