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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Best가 아닌 Only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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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7.20 13:5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하헌선 대전동산초등학교 교장

[충청신문=하헌선 대전동산초등학교 교장] 시간(時間) 만큼 공평하고 정확한 게 없다. 누구에게나 1초란 시간의 범위는 같지만, 심리적 시간의 차이는 다르기에 시간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도 달라진다.

똑같은 시간일지라도 어린이들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시간이 더디게 간다고 생각하고, 장년이나 노인들은 시간의 흐름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 시간의 길이가 다름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지난 3월 2일 새로움과 설렘으로 새 학년을 맞이했는데 벌써 여름방학을 목전에 두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이번 주에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그 동안 규칙적이고 나름대로 엄격했던 학교생활로부터 벗어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게 마련이다.

방학이 되면 학생들이 주로 가정에서 생활을 하게 되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나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방학을 한자어로 접근해 보면 놓을 방(放)과 배울 학(學)이 합쳐진 낱말로 ‘배움을 놓는다’라기 보다는 ‘규칙적이고 나름 엄격했던 학교생활의 프레임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방학 중의 공부는 학(學)보다는 습(習)에 중점을 두는 것이 효율적이다. 논어 학이(學而)장에서 학(學)은 먼저 깨달은 스승을 본받는 것이고, 습(習)은 어린 새가 날기 위해서 수없이 날갯짓 연습을 하는 것처럼 거듭 익혀서 스스로 흡족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배움은 누가 가르쳐주어 성장하는 것(學) 보다 스스로 깨달을 때(習) 완성도가 높아진다.

손에 쥐어 주는 식의 주입식 공부가 아닌 자신이 필요한 것을 찾아 습(習)을 통해 스스로 해결해 보는 자기 주도적 생활 태도를 익히는 데는 방학 기간만큼 적절한 기회가 없다.

그러기에 이번 여름방학에는 자녀들이 평생 기억할 수 있는 현장체험학습을 부모와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유명 교육장이 아니더라도 친척집이나 식구들이 함께할 수 있는 야영장을 찾는 것도 좋다.

체험이나 경험은 자신감과 용기를 키워 줄 뿐만 아니라 현실 감각을 길러주며 미래에 대한 예측의 힘을 키워준다.

또한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갈 우리 자녀들에게 필요한 깊은 통찰력과 무한한 창의력을 신장시켜준다. 그래서 교육학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을 산교육이라 하며 매우 좋은 학습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말을 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말에게 물을 먹일 수는 없다’는 속담이 있다.

성적을 최고로 생각하는 일부 학부모님들은 노파심에서 방학 동안에 더 악착 같이 자녀에게 학습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학생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많은 시간을 비싼 사교육비를 지출하더라도 학습의 효율성은 쉽게 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무조건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녀와 체험학습을 하며 그런 고민을 함께 해결해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중에서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며,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라고 말하고 있다.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생각이 변한다면 자녀의 학습 태도와 생활방식이 바뀌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학습(學習)은 끈질긴 인내와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그렇지만, 보다 나은 삶, 보다 인간답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과정 중의 하나이다.

이를 자녀들이 깨우칠 수만 있다면, 제발 공부 좀 하라는 부모의 극성스러운 간섭이나 과잉보호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될 수 있다.

여름에 땀 흘린 사람만이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

올 여름방학에는 자녀들이 평생 기억에 남을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스스로 꿈을 재정비하여 Best가 아닌 Only one을 지향하며 성장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 실천력을 키우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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