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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카이스트 잇단 자살, 대책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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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7.24 19:11
  • 기자명 By. 충청신문

KAIST 연구실에서 박사과정 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접한 관계자들은 ‘또’ 라는 탄성을 지른다.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엿볼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일이 벌어지는지 묻지 않을 수없다.

여러 사정을 유추할수 있다. 개인문제, 취업, 여자관계 등등 그 원인은 다양할수 있다.

사건은 지난 18일 오전 11시 30분쯤 이 학교 자연과학동의 한 연구실에서 A(26·박사과정)씨가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연구실 관계자 등을 상대로 A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본지는 이를 접하면서 몇가지 주요 사안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KAIST에서는 2014년 2명, 지난해 2명 등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른바 자살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때마다 절망과 자괴감이 터져나왔지만 그것도 잠시, 1-2년 간격을 두고 계속 자살사건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왜 자살하지 않으면 안되었는지, 이를 둘러싼 논란은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대학측은 별다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 알면서도 한계가 있는건지, 아니면 그 속사정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건지 답답할 뿐이다.

KAIST의 유명세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전국의 인재가 몰려드는곳, 한국 과학을 이끌고 갈 미래의 요람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곳에서 자살사건이 잇달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도대체 왜, 이런일이 빈발하고 있는건지 대학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무한경쟁이 부른 비극, 카이스트 연쇄 자살사건’ 몇 년전 카이스트 학생식당 앞 게시판에 붙어있는 대자보가 생각난다.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그 속사정은 대략 이러하다. 카이스트는 당시 학점이 낮으면 수업료를 더 내야하는 징벌적 등록금제를 도입했다.

‘징벌적 등록금제’는 학점 4.3점 만점에 3.0 미만인 학생에 대해 최저 6만원에서 600만원에 이르는 수업료를 내야 하는 제도로 학생들간 무리한 경쟁을 유도한다는 비난이 따르고 있다. 학점제는 상대평가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1등을 한다면 또 다른 누군가는 꼴등을 할 수밖에 없다.

과학고나 영재고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줄곧 1등을 해온 카이스트생들 일지라도 이 비정하고 냉혹한 줄 세우기식 교육방식 앞에서는 그들도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

카이스트에 붙은 대자보에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는 절규의 목소리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카이스트 연쇄자살사건은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표면적으로 드러나게 한 부끄러운 사건이다. 우리사회 전반에 팽배한 무한경쟁과 1등주의가 그 이유일수 있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연쇄자살사건 또한 증가할 수밖에 없을것이다.

KAIST에서는 지난 2011년과 이듬해 학생 5명이 잇따라 자살하자 당시 서남표 총장이 물러나며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상담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러나 현재의 강성모 총장 취임 이후에도 2014년 2명, 지난해 2명에 이어 이날까지 5명의 학생이 목숨을 끊었다.

언제까지 두고만 볼것인가?.

근본적인 대안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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