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결과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해 11월 19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같은 해 11월 30일 주택산업연구원에 10억 원을 출연했다. 이에 따라 공사가 지금까지 연구원에 출연한 기금은 총 176억5500만 원에 달한다.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앞서 공사는 지난 2008년 6월 감사원으로부터 공사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주택산업연구원에 출연을 중단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받았다.
하지만 공사는 지난 2013년까지 한시적으로 지원하겠다면서 총 24억 원을 추가 출연했고, 2014년에는 주택산업연구원에 출연하지 않았다.
이후 공사가 주택산업연구원에 결손 보전을 이유로 2015년 10억 원을 재출연한 것은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나 몰라라’하는 명백한 방만 경영의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는 향후 주택산업연구원에 대한 출연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하면서도, 연구원이 주택도시기금의 운용, 관리에 관한 연구 및 공공보증 연구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어 위 공사 업무와 관련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연구기관이 다수 존재해, 주택산업연구원에만 결손을 보전해주기 위해 출연할 특별한 사유도 없는 상황이다.
공사는 최근 5년간(2011~2015년) 109건의 연구용역(금액 151억4100만여 원)을 발주하면서 주택산업연구원과는 총 6건의 연구용역만 계약(총 1억9100만여 원)했다. 올해 9월 현재까지 총 22건(금액 22억4680만3280원)의 연구용역에서 2건(금액 1억330만원)에 그쳤다.
이처럼 연구원의 주 사업인 주택산업 관련분야 연구는 국토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뿐만 아니라 다른 민간연구기관에서도 수행하고 있어 주택산업연구원만의 특화된 연구 분야로 보기 어렵다.
한편 (재)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 1994년 12월 14일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대한주택보증(주)이 공동 출연해 건설부에 설립허가를 받았다. 연구원의 역대 이사장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 등을 역임한 인물들이다.
때문에 연구원의 결손 보존에 공사가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4월 11일 연구협력 및 전문연구인력 교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제3조 (연구 및 전문연구인력 교류 협력 추진)에서 HUG는 전문연구인력을 연구원에 지원하고, 연구원은 이들 연구 인력을 활용해 성과물을 창출한다고 하고 있다.
강훈식 의원은 “기금을 출연할 특별한 사유도 없는 상황에 연구원에 대해 기금을 재출연하는 것은 ‘자기 식구 껴안기 식’의 경영의 사례”라면서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사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