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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대전여성장애인연대, 10년 생일에 즈음하여

구미경 대전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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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10.16 16:0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구 미 경 대전시의회 의원
[충청신문=구미경 대전시의회 의원]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건강한 사람이란 일하며 사랑하며 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프로이트의 일부 이론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이 말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한다. 
 
내가 초대 대표로 몸담고 있었던, 그리고 현재도 앞으로도 함께하고 싶은 우리 여성장애인연대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여성장애인연대는 10년 동안 정말 열심히, 바라는 바 없이 그저 같은 여성이며 장애인 가족이라는 이유로 조건 없이 일하며 사랑해왔다. 그러므로 대전여성장애인연대는 아주 건강한 사람들의 자발적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10년 전 초창기의 여성장애인연대는 굉장히 열악했다. 아들이 쓰고 있던 컴퓨터를 몰래 여성장애인연대(이하 여장연) 사무실로 가져오고, 주전자, 카메라 등 필요한 집기들은 내 것 가족 것 가리지 않고 무조건 집에서 사무실로 옮겼던 기억이 난다.
 
아들과 딸이 항의를 하면 “너 혼자 쓰는 것보다 여럿이 쓰니 더 효율적이지 않니?” 라고 답했다.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더 관심이 있을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였던 아이들이지만 기특하게도 얼핏 이해를 했는지 그 뒤로는 별 말이 없었다.
 
여성장애인연대는 10년 만에 많은 일들을 이룩해 냈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도 듬뿍 받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이정순 고문님, 김순영 전 사무국장님, 장병인 고문님을 비롯한 대전 여성운동을 주도 하시는 여성단체연합 회원님들과 후원해주시는 분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늘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시는 여성장애인 당사자들의 노력과 봉사가 이루어 낸 결과인 것이다.
 
우리 여성장애인연대에 와서 여성장애인들이 많이 배우고 일하고 사랑하며, 서로가 동반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볼 때 나는 정말로 보람을 많이 느낀다. 꾸준히 여성인권에 대한 논란이 많은 가운데, 여성장애인은 장애인이라는 특수성이 결합하여 사회적 위치가 훨씬 더 열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여성장애인들은 사랑에 기반한 노력과 실천으로 모범적인 삶을 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나 또한 여성장애인 여러분 덕택에 초대 대표로서 시의원이란 막중한 자리에 오르게 되어 나 자신을 비롯한 여성장애인 동지들의 자긍심을 함양시켰으리라 믿는다.
 
대전여장연 활동의 핵심은 단연 여성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함이다. 이를 위해 대전여장연은  라온평생교육원, 성폭력상담소, 자립지원센터, 해뜰자립생활센터를 운영하여 여성장애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여성장애인의 인권 확보를 위해서도 분투중이다. 보람 있는 일이지만 겪어야 했던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었다. 나는 무엇보다도 여성장애인연대가 무너지지 않고 더욱 견고하게 쌓이며 10년을 이어져왔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이 기회를 빌어 현재 수고로움을 감당하고 있는 전혜련 회장에게 고마움과 감사를 표해본다.
 
세상사는 일이 어찌 순탄한 일만 있을 수 있을까. 작든 크든, 인생에 걸림돌은 항상 놓여있다. 하지만 눈앞에 나타난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거나 주저앉지 말고 걸림돌을 디딤돌 삼아서 앞으로 조금씩, 느리지만 꾸준히 간다면 우리는 늘 행복한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수가 있을 것이다. 
 
튼튼한 여성장애인연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도 여성장애인연대는 충분히 노력하고 충분히 잘 하고 있지만 아직 여성장애인들은 바람 앞의 등불일 수밖에 없다.
 
여성장애인들을 위해 여성장애인연대 뿐만이 아니라 주변에서도 많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떳떳하게 살아가는 ‘우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10년을 맞는 대전여성장애인연대는 열린 마음으로 장애인 당사자로서의 운동을 멋지게 계속 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10년 생일 맞는 대전여성장애인연대, 지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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