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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금간 치아 자연회복 안돼…방치하단 발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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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10.25 13: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경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치과 교수

[충청신문=이경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치과 교수] 평소 질기고 딱딱한 음식을 즐겨 먹지 않는데다, 그 흔한 충치 하나 없어 내심 치아 건강에 자신 있었던 김모(30)씨. 그런데 김 씨는 최근 시큰거리고 찌릿한 치통을 느꼈고,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찾은 치과에서 ‘치아균열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게다가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치아를 금으로 싸야 하고 신경치료를 할 수도 있으며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발치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고 운동을 좋아해 거의 매일 피트니스센터에서 힘을 쓰는 운동을 한 것이 원인이었다. 힘든 운동을 하면서 본인도 모르게 치아에 힘이 가해졌던 것. 이처럼 치아에 반복적이고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치아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 음식을 씹을 때마다 통증을 느끼는 경우를 치아균열증후군이라 한다.

치아균열증후군이란 치아에 가느다란 금이 가 이로 인해 시큰거리거나 찌릿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치아의 금은 오랜 기간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젊어서는 없다가 중년층에 접어들며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젊을수록 튼튼한 치아에 대해 방심하지 말고 질기고 단단한 음식 섭취를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금이 가는 대부분의 원인은 김 씨처럼 치아에 과도한 힘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오징어, 깍두기 등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선호해 특히 치아에 금이 가는 경우가 많다. 뼈의 금은 자연적으로 붙지만 한번 생긴 치아의 금은 결코 다시 붙지 않으므로 예방만이 최선의 길이다. 질기고 단단한 음식은 잘게 해서 천천히 씹어 먹거나, 한 쪽으로만 씹는 습관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단단한 음식을 씹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다소 시큰거리는 느낌이 드는 정도로 인식할 수 있다. 진행되면 뜨거운 음식이나 차가운 음식이 닿을 때 심한 통증을 느끼며, 균열이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치아끼리 닿기만 해도 치통이 느껴진다. 치통을 유발하는 가스가 치아 안에서 팽창과 수축을 통해 균열 부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균열 여부는 육안이나 방사선 사진으로도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균열치를 확인할 수 있는 고무재질의 기구(Tooth Slooth)를 이용해 치아 중 일부분만 기구에 닿게 하고 씹어 보게 해 아픈 곳을 찾아내 진단한다. 진행이 어느 정도 경과된 균열치의 경우 치아 염색이나 치과용 광중합기 등을 비춰 균열된 부위를 찾아낼 수 있다. 한번 균열이 간 치아는 자연치유가 되지 않아 되돌릴 수 없고 치아 뿌리까지 균열이 내려가면 치료가 불가능해 발치할 수도 있으므로 발견하는 즉시 치아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초기의 균열치는 금이나 세라믹 등으로 치아를 씌워 균열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여 치아를 보존할 수 있다. 균열이 어느 정도 진행돼 신경에 자극을 주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 치아를 씌우는 것과 신경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균열이 뿌리 쪽까지 많이 진행될수록 증상이 심할 수 있으며 치료 후에도 불편한 증상이 잔존하거나 예후가 불량할 수 있다.

따라서 균열치의 경우 예방이 가장 중요하며 증상이 있는 경우 치과에 방문해 검진을 받고 빠르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질기고 딱딱한 음식을 좋아하거나 치아에 큰 수복물이 있는 경우, 치아에 충치가 존재하거나 치아의 마모가 심한 경우, 이를 악물거나 이갈이 습관이 있는 경우,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거나 음식을 씹는 도중 단단한 것을 잘못 씹은 경우, 치아로 병뚜껑을 따거나 교통사고나 운동 중 물리적인 충격을 입었을 때 치아균열증후군이 생기기 쉽다.

시큰거리고 찌릿한 통증을 오래 방치하면 불편도 하지만 발치를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음식을 씹을 때마다 아프지는 않지만 가끔 씹을 때 순간적으로 깜짝 놀랄 정도로 아프거나 치아가 닿기만 해도 아픈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치과를 방문해 적절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치아의 금이 더 깊게 진행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고,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이 최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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