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 2007년 12월 7일 오전 7시 6분, 충남 태안군 만리포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 해상 크레인이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원유 1만2547㎘가 바다로 유출됐고, 아름답던 바다는 죽음의 바다로 변했다.
국내 최악의 유류 오염사고로 기록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다.
사고가 나자 전국 각지에서 123만명의 자원봉사자가 현장을 찾아 밀려온 기름을 손으로 퍼냈다. 어린이들까지 고사리손으로 바윗돌에 낀 기름을 닦아내는 모습은 많은 감동을 줬다.
충남도가 내년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10주년을 맞아 기적을 일군 자원봉사의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연다.
맹부영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1일 “재앙을 희망으로 승화시킨 서해안 유류 피해 극복 10주년을 맞아 3대 희망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도는 먼저 내년 9월 해양 환경·안전 포럼과 10주년 행사 등으로 꾸며진 ‘서해안 유류 피해 극복 10주년 행사’를 연다. 해양·안전 포럼은 재난극복 과정에서의 성과, 교훈, 시행착오 등을 되돌아보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유류 사고 및 해양안전대책, 주민건강 및 생태계에 미친 영향과 치유, 자원봉사자의 역할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같은 기간 만리포 해수욕장 일원에서는 자원봉사 화합행사, 수산물 먹거리 행사 등으로 꾸며진 10주년 행사가 펼쳐진다.
만리포 해수욕장 인근에 건립되는 ‘유류 피해 극복 기념관’도 10주년 행사에 맞춰 문을 열 계획이다. 기념관에는 유류 피해 극복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 동영상, 기록물 등을 전시해 사고 극복 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기념관 1층에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의 사료를 모아 만든 상징 조형물을 설치해 태안을 다시 방문한 자원봉사자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찾는 재미도 줄 계획이다.
충남도는 또 유류 사고 대응 과정, 성과, 반성 등을 담은 백서도 발간한다.
맹 국장은 “검은 기름으로 뒤덮여 신음했던 아픔의 현장이 123만 자원봉사자의 희생과 노력으로 피해 극복에 성공했다”며 “유류 사고 발생 10주년을 맞아 재난을 이겨낸 도민의 저력을 발판으로 대한민국 대표 해양강도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