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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30년 추억의 명소 단양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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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11.30 14:5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영동우체국장·수필가

[충청신문=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영동우체국장·수필가] 얼마 전 영동군 기관사회 단체장 모임 회원들이 단체로 우리나라 대표적 관광지인 단양을 다녀왔다.

충북의 남쪽 끝 영동에서 북쪽 끝인 단양을 탐방하는 것은 전례 없는 행사로서 지역 간 상호교류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30여 년 전 단양이 수몰 될 때 현장에서 역사적 광경을 지켜보았고 그 후 한차례 더 어상천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곳곳에 정이 많이 들은 고장이라 감회가 깊고 뜻깊은 여정이었다.

행사 당일 지난날을 회상하며 설렘 속에 청주역에서 탑승하여 먼저 영동지역 기관단체장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니 그 동안 정들은 반가움이 새롭게 느껴졌다.

청주역 다음이 바로 오근장역인데 단양 근무 시 많이 이용하였기에 옛 모습을 떠올리며 회상해 보았다.

그 당시 필자의 눈에는 제천에서 집으로 올 때의 사람들 표정은 밝게 보였고 오근장역에서 가족과 헤어지며 단양으로 가는 사람들 모습은 왠지 외롭고 쓸쓸해 보였기에 지금도 당시 심정을 가끔 이야기 하곤 한다.

단양근무 시 기차로 많이 다녀 산자수려한 자연 경관과 귀에 익은 기차역명을 보고 들을 때마다 지난 세월이 그립고 정답게 다가왔다.

세 여울이 이어진 지명이란 삼탄역은 학창시절 여행한 추억이 있어 반가웠고 제천역은 상하차하던 곳이라 지난날이 그립고 감회가 깊게 느껴졌다.

단양역에 도착하니 환영 현수막이 게시되었고 단양역장을 비롯한 단양군 관계자들이 나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첫 번째 코스가 장회나루에서 유람선을 타고 구담봉, 옥순봉 관광인데 이곳은 단양 첫 번째 임지로서 수몰 시에 근무한 지역이라 아련한 추억이 많은 곳이다.

30여 년 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어느 날 지금의 단양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고 밤에 시내버스를 타고 단성면(구단양)으로 가는데 역전쯤에서 폭우로 길이 위험해 차가 도저히 못 간다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그 당시 필자는 단양에 부임한지 얼마 안 되어 구단양지까지 거리가 몇 킬로나 되고 시간은 어느 정도 소요되는지 알지 못했고 특히 칠흑 같은 밤에 도로 사정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의 일이었다. 차에 탄 사람들 모두가 발길을 돌렸는데 유독 한사람만 예비군복 입고 군화 신었다는 젊은 혈기만으로 우산하나 들고 출발하였다.

그렇지만 오기였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도로가 산을 깎아 개통한지 얼마 안 된데다 비가 오니까 돌과 바위가 중간 중간 우르르 굴러내려 돌발 상황이 발생되고 이를 피하려 가장자리로 옮겨 걸으면 강물이 흐르는 낭떠러지였으니 지금 같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위험천만한 고행이었다.

그 길을 30여년 만에 다시 영동군 기관 사회 단체장들과 함께 지나며 지난 옛 일들을 생각하니 감격하지 않을 수 없다.

가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여기는 매일 아침 운동하던 길이고 저기는 옛 단양 시가지였는데 한 때는 물이 찼었다는 둥 설명하다 보니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유람선을 타고 바라 본 구담봉, 옥순봉 비경은 보면 볼수록 아름다움이 더하고 퇴계 이황선생과 인연이 깊은 두향의 전설은 다정한 인간미를 느끼게 하고 낭만적이면서 애처롭게 다가왔다.

가기 전날 어상천에서 전에 같이 근무한 직원에게 내일 간다고 통화를 하고 가면 전화한다고 했는데 중간에 오미자 수확체험코스로 이동 중 우리 차량을 알아보고 먼저 전화가 왔다.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일행들에게 헤어진 지 23년 된 직원이 찾아왔다고 소개를 하니 다들 요즘세대가 헤어지면 바로 잊고 사는 세상인데 고마운 일이라고 한마디씩 하며 인사를 나눴다.

마지막 코스인 도담삼봉에서 보트를 타고 난 후 석문 관광을 마치고 단양역으로 오니 역장께서 ‘또 오라’는 인사와 함께 배웅을 하니 하루 일정이 아쉽게 흘러갔다. 그 후 단양군에서도 영동지역 관광 명소를 답방하여 상호 협력과 발전을 도모하는 뜻깊은 행사가 양 지역 간 있었다.

천혜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단양은 두 번의 근무로 정이 많이 든 고향 같은 지역으로 ‘울고 갔다 울고 온다’는 말 그대로 인심 좋은 고장이다.

충주댐 건설로 읍 전체가 수몰되어 고향을 떠나 이주하는 모습과 옛 시가지에 물이 차오르는 광경을 보면서 단양의 역사와 이주민들 삶에 대해 생각도 해 보고 상상을 그린 30년 추억의 명소다.

젊은 시절 근무하면서 자주 거닐던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을 비롯하여 사인암의 추억거리는 지금도 가끔 이야기 하고 있고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과거다. 두 번째 근무지인 어상천 삼태산 아래에서 만난 사람들과 단양읍 곳곳의 거리에 새겨진 갖가지 지난 일들의 정겨움도 오래도록 남아있다.

영동군 기관사회 단체장 모임에서의 단양 탐방은 양 지역의 교류와 충북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의미 있고 유익한 행사로서 이 또한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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