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김영기 대전봉사단연합회 대표회장] 어느덧 달력 한 장만을 남겨놓은 12월이다.
달력은 가벼워졌는데 국민 마음은 왜 이렇게 무거운지 답답하기만 하다.
사회 전반적으로도 악재가 연이어지고 있다. 고령화 시대 진입으로 혼자 사는 빈곤노인 증가와 청년 실업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김영란법 시행,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은 한국 경제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10월 말 기준 가계 빚이 1300조 원을 넘었다. 지난 일 년 새에 130조 원이나 뛰어 시한폭탄이 되었다.
통계청 조사기준 우리나라 인구 5106만9000명으로 나누어 환산하면 1인당 평균 2552만 원의 빚을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으면서 해결책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 청와대도 여야 국회도 자기들 유불리 계산만 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는커녕 추운 겨울에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게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나라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거꾸로 국민이 나라 걱정에 밤잠을 설쳐야 하니 한심하다.
매년 이맘때면 곳곳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고 거리마다 캐럴이 울려나고 백화점을 비롯한 상점가는 송년세일로 그나마 한몫을 챙기는 연말 대목이었는데 그마저도 사라져 버렸다. 빠듯한 살림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께 줄 선물을 고르는 작은 행복마저 뺏아가 버렸다.
역사는 국민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오죽하면 “이게 나라냐?”는 절망의 외침 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게 나라다. 우리 국민은 어려움이 오면 더 뭉쳐 이전보다 더 좋은 새날을 만들어온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6.25, 4.19, 5.16, 5.18, 6.29 숫자마다 파란만장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용케도 버티고 살아와 올림픽에 월드컵까지 치르고 살만해 지려 하니 IMF로 써보지도 못한 돈 갚기 위해 장롱 속 깊숙이 넣어둔 반지까지 아낌없이 바쳐 가장 단기간에 IMF를 극복해 세계를 경악시킨, 위기에 더 저력을 나타내는 위대함이 있다.
지금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앞이 안 보이는 안개 정국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애국심 하나로 촛불을 들고 추운 겨울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로 나서는 국민이 있기에 희망이 있다.
100만 200만이 모여도 비폭력적이고, 질서 있는 촛불 민심은 또 다른 성숙한 집회 문화로 시민에 의한 시민의 승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 놀랄 만큼 평화적인 시민의 식은 훌륭하고 성숙한 위대한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재건할 에너지임이 확실하다.
경찰 충돌은 당연히 없었으며 자원봉사자들이 스스로 거리에 남겨진 쓰레기들을 처리하는 모습에 정치하는 사람만 빼고 이미 대한민국은 세계수준이다.
이제 공은 청와대와 정치권으로 넘어 같다. 대통령도 어서 속히 국민의 뜻에 맞는 책임과 결단을 내려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당리당략만 고집하기보다 국민의 마음을 읽어 해결의 수습 방안을 내놔야 한다.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면 오히려 그동안 우리가 해결하지 못했던 것을 해결할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2016년 유달리 많은 난국을 겪어 가고 있지만, 이제는 보내고 새해를 맞을 준비도 해야 한다. 칠흑 같은 밤을 참고 기다릴 수 있음은 찬란한 새벽이 오기 때문이다.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안개 정국 속에서도 예년과 다름없이 자선냄비가 등장하고, 나눔의 아이콘 사랑의 열매를 달고 추운 겨울을 나야하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착한 국민이 있기에 희망이 있는 나라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음을 이번 기회에 세계만방에 알리고 더 강한 나라로 희망의 새해를 맞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