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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삶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들

구미경 대전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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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12.11 15:4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구 미 경 대전시의회 의원
[충청신문=구미경 대전시의회 의원] 개개인마다 삶에 대한 정의는 각각 다르다. 누군가에게 삶이란 무조건 개척해 나가야만 하는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무엇인가를 누려야만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가혹하기만 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 삶이란 균형의 한 형태일수도 있다.
 
나는 아직까지 삶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내리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삶이라는 것이 그렇게 행복하지만도, 그렇게 가혹하지만도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 불균형하기에 위태한 삶의 와중에서 나는, 당연하겠지만 최대한 행복을 누리는 방향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렇기에 나는 항상 삶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태어나며 주어진 환경에 던져진다. 그 환경은 자라면서 바뀔수도 있고, 바뀌지 않을 수도 있으며. 노력을 해서 바꿀수도, 노력을 해도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떠한 환경이든지간에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지 선택하는 것은 바로 나다. 똑같은 환경 속에서 그 환경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선택하느냐 부정적으로 선택하느냐는 내가 선택할 문제다. 툭 던져진 환경에 무엇인가를 기대하기보다는 나 스스로 그 환경이, 나의 삶이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인지해야 한다.
 
그 인지가 발달되고 발달되는 것이 인간의 영적 진화다. 가혹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인간은 정신적 독립과 영적인 자유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선택을, 대중들은 강력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강력한 정신력을 가질 것인가 약한 정신력을 가질 것인가조차도 선택은 자신의 몫으로 돌려진다.
 
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3년간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수감되어 있던 의사, 빅터 에밀 프랭클이 수용소에서 구조되어 9일만에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자주 읽어 본다. 또한 1972년 제작된 앙리 사리에르의 감옥탈출 영화 ‘빠삐용’도 반복해서 자주 본다. 몇 번을 보아도 힘든 작품들이다. 하지만 그만큼 경이로운 작품들이다.
 
2016년 12월 9일은 우리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우리 국민이 탄핵시킨 비극적인 날이다. 탄핵 가결에 대해 기뻐하면서도, 애초에 국민 모두가 원하는 탄핵이 가결되기까지의 원인과 과정이 생각나 힘겹게 한숨을 쉬게 된다. 모든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이런 시국을 볼 때,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머리가 아플 땐 난 늘 빅터 프랭클과 앙리 사리에르를 기억해 낸다.
 
왜냐하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반드시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들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느냐 죽느냐는 당사자의 내적인 힘. 즉 이 비극적인 경험을 개인의 성장에 이용하는 능력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지 능력은 꼭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책과 영화 외 여러 장르를 통해 객관적 경험으로도 얼마든지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고 배려 할 수가 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왜 그다지도 불통과 고집과 편견으로 국민들의 뜻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어려서 부모님을 잃어서 불쌍하다는 말들이 있는데 20세의 나이가 결코 어린나이도 아니고, 그 후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나락에 떨어졌다고 할 정도로 불우하지 않았다. 당장 내일 먹고 살 걱정까지 해야하는 국민도 있는 마당에 그녀의 불행에 공감해달라는 말은 폭력이나 마찬가지다.
 
부모를 잃은 젊은이의 경험이 불행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의 비극적인 삶의 경험을 개인의 성장에 이용하는 능력이 없다. 그것은 즉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그것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에 화가 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한사람의 인간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마음이 약해질 수도, 정신력이 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타고난 기질상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국민들을 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정신력이 없다고 판단될 때, 그 나약함이 국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을 때는 그 자리에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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