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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채원 박대곤 대표 인터뷰

유기농 채소에 아름다운 맛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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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12.14 19:03
  • 기자명 By. 지정임 기자
 

[충청신문=내포] 지정임 기자 = 소위‘잘 나가던’유통업을 접고 김치에 푹 빠진 사람이 있다. 100% 국내산, 100% 유기농을 고집하는 그의 김치 철학은 정직과 신뢰에서 나온 것이라 말한다. 네 아이의 아빠로서 우리아이들에게 건강한 김치를 먹이고 싶은 그래서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5년 후 200여 명의 직원과 함께 100억 매출의 신화를 꿈꾸며 오늘도 유기농 식재료를 찾아 전국을 달리는 박대곤 대표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 이름이 참 예쁜데, 무엇을 하는 곳이죠?
김치를 만드는 곳이죠. 그냥 김치가 아니라 유기농 김치를 만드는 곳입니다. 유통업을 하고 있던 제가 김치공장을 생각한 건.아내가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면 무언가 할 일이 있어야 될 것 같아 김치라는 아이템을 시작했어요. 2000년도에 김치를 시작하고 나서 8년을 열심히 김치를 만들었는데 매출대비 수익이 없더라고요. 저는 우리나라 김치니까 당연히 국내산 배추, 국내산 농산물로 양념을 만들어 김치를 담가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업체들은 생산단가를 줄이기 위해 수입산 농산물을 사용하더군요. 그러니 경쟁이 되겠습니까?
 
수익이 적은데도 유기농 김치를 고집하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정직하자”입니다. 내가 먹고 우리 가족이 먹고 우리 아이가 먹는 음식인데 농약이 묻어있는 배추, 수입산 양념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제 스스로가 용납이 되지않았습니다. ‘깨끗하게 자란 우리 농산물로 제대로 된 유기농 김치를 만들자.’라는 생각에 연3~40억 매출을 올리던 유통업을 접고 본격적으로 유기농 김치를 만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반 김치를 만드는 타 업체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08년도에 HACCP과 유가공 인증을 받았습니다. 국내 1호입니다. 유기농 김치는 물과 소금을 제외한 95%가 유기농 재료로 만들어야 “유기농”이란 표기를 할 수 있고, “친환경”이라는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유기농 매장에 가보면 친환경 마크가 붙은 농산물이 많이 있지 않나요?
많은 분들이 친환경 농산물로 불리는 무농약과 유기농이 비슷하다고 알고 계시는데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무농약은 2년 동안 토양과 작물에 농약을 치지 않아야 하고, 화학비료는 권장 사용량의 1/3만 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기농은 무농약으로 2년이 지나고, 1년의 전환기를 거친 후 4년 차의 오염되지 않은 땅에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농산물을 유기농이라 합니다. 또 하나 농산물은 무농약이나 유기농 모두 친환경이라는 표현을 할 수 있지만, 김치처럼 가공식품은 무농약 재료로 김치를 담그면 유기농 김치로 인증을 받지 못 합니다. 당
연히 친환경이라 표현도 할 수 없고요.
 
사회적기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특별히 선택한 건 아닙니다. 유통업을 하면서 제법 돈을 벌었어요. 그러다가 김치사업을 시작하면서 적자를 보게 되었죠. 100% 국내산 재료로 김치를 만들면 적자를 본다는 걸 알았다면 김치사업을 시작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을 알고 나니 좋은 김치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졌어요. 유통업으로 번 돈으로 적자 나는 김치공장에 쏟아부으면서 2013년도에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을 받았어요. 2014년도부터 경기도가 학교에 친환경 급식을 시작했는데 유기농 인증을 받은 업체가 우리밖에 없어서 납품을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 경기도 지역 4개 지자체에 납품을 하고 있어요. 유기농 김치를 위해 계약재배를 시작하고, 학생들 급식으로 공급하고, 지역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하는 것이 사회적기업이 하는 일이라고 주변 분들이 그러더군요.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찾아 기업을 운영하니 사회적기업이 된 것 같아요. 지난해에 유통업을 정리했습니다. 이젠 김치에만 몰두하려고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말씀하신다면?
사실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이라면 부담스러운 것이 사회적기업입니다. 사회적 가치 실현이나 경영의 투명성, 고용비
율에 따른 생산 효율성 등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부담이 되죠. 일반 기업에서는 직원들과의 협의에 의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대로 하지 않아도 용납이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사회적기업은 반드시 준수해야 하니까요.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원칙이긴 하지만 경영자 입장에서는 힘든 부분이 있지요. 근로조건 개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노동력 저하로 인한 생산 효율성도 그렇고요. 올해에는 고온현상 때문에 배추 값이 올라 전국을 다니며 배추를 수급해야 하는데 교육이
나 심사, 간담회 등 행사가 너무 많아 힘들기도 했어요. 직원들 긴장감도 떨어지더라고요.
 
어려운 점은 어떻게 극복했나요?
제가 솔선수범하는 수밖에 없더군요. 제가 선택한 길이고, 대표가 열심히 뛰어야 직원들도 믿고 따라와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근로환경도 개선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 힘든 시기에 사업개발비 지원이 큰 도움이 되었고, 인건비 지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려울 때 사회적기업 제도가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사회적기업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담아놓은 것들을 마음
껏 해 볼 수 있는 그런 직장, 그런 가정을 만드는 거죠. 또 하나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그런 세상입니다. 좀 철학적인가요?(웃음) 건강한 먹거리, 바른 먹거리를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은 제가 이렇게 그 일을 하면서 사는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쉽게 빨리 벌어서 편하게 살고 싶어 해요. 그런 생각 때문에 과정을 즐기지 못하지요.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 나가는 과정 속에서 행복을 찾고 싶어요. 사업적으로는, 앞으로 200명 정도의 직원이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그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직원뿐 아니라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이 좋은 대접을 받고 농작물 값도 제값을 받아 보람을 느끼는 일터가 되게 하고 싶고, 우리 국민들은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어서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세상이 되기를 꿈꾸고 있어요.
 
직원들 자랑 좀 해 주세요.
우리 회사에는 현재 직원이 19명이 근무하고 있어요. 그중에 고령자가 여덟 분, 다문화 여성이 두 분입니다. 또한, 우리 회사는 일할 수 있을 때까지가 정년입니다. 작년 12월에 74세에 정년을 하신 여사님이 계셔요. 회사 입장에서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직장이 편하다고 10년을 다니시다가 74세로 정년을 하셨지요. 다문화 여성분들 경우에는 처음 입사해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회사도 직원도 서로 어려운 점이 많아요. 하지만 조금 더 기다려 주고, 회사에서 투자를 해 주기도 하니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나아지고 있어요. 처지나 환경이 조금 다르다 해서 차별하는 것은 제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어요.
 
기업에 대한 자부심과 비전이라면?
2년 전 유통업을 정리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어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결단과 각오가 필요했거든요. 다행히 매출이 매년 50%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공장 550평을 새로 짓습니다. 현재 운영하는 이곳과 신축하는 공장 양쪽에서 우리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어 자신 있게 내놓을 거예요. 아마도 5년 후에는 100억 이상의 연 매출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고용을 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2000. 06. 태안김치로 회사 설립
2001. 02. 관공서 및 서산, 태안지역 급식용 김치 공급
2006. 06. 공장증축 및 온누리식품으로 상호변경
2009. 02. 주식회사 온누리 법인설립
2010. 12. (주)온누리 김치 전문쇼핑몰 오픈
2011. 04. CJ홈쇼핑 방송
2012. 05. 중국 난징 수출식품전시회 참가
2014. 03. 경기도 친환경급식센터 공급
2014. 11. 동원 이팜 유기농 제품 공급
2015. 06. 서울 성북구 친환경급식센터 친환경김치공급
2016. 02. 경기도 부천시 친환경급식센터 친환경김치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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