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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픽업’속리산의 명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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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09.23 19: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속리산하면 문장대와 법주사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관광객의 시선과 호기심을 한눈에 사로잡는 또 다른 명물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박물관이나 영화의 소품으로나 볼 수 있는 ‘포니픽업’트럭 2대가 그 주인공.(사진)

이차의 소유주들은 속리산면 사내리 이광섭(56) 씨와 같은 마을 천기종(60) 씨다.

이광섭 씨는 지난 1989년 당시로선 거금인 420만원을 주고 83년식 포니픽업을 구입했다.

이후 지금까지 20년째 운행하고 있는 이 씨는 긴 세월만큼이나 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현재 속리산에서 식당업을 하는 이씨는 “차를 아무 곳에 세워놓기만 해도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며 “무심코 가게 앞을 지나가다 이 차를 보고는 나이든 분들은 자기 첫 차가 포니라며 향수에 젖기도 하고 나이가 어린 친구들은 외제찬 줄 알았다며 신기해한다”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이 씨는 또 오랜된 차를 운행하다보니 “때로는 차 부품을 구할 수 가 없어 고생할 때가 많다”면서 “이제 웬만한 부품들은 직접 제작해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한 어쩔 수 없는 특수부품들은 다른 차종의 부속을 이용해 깎아 쓰거나 카센터 직원에게 특별히 주문해 사용하기도 하고, 또 미리 청주, 대전의 폐차장 등에서 구입한 부품들은 여분으로 창고에 보관해 놓고 사용한다.

이처럼 차를 아끼는 이 씨는 차를 운행함에 있어 “가장 두려운 존재는 초보운전자들”이라며 “차 내부적인 문제는 어떻게든 고칠 수 있지만 낡은 외관은 한번 찌그러지면 손대기가 힘들어 초보운전자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상대편 운전자 보다 오히려 더 바짝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20년은 더 탈 수 있다고 얘기 하는 이 씨는 “서양 속담에 시간이 흐르면 더 좋아지는 것이 친구와 포도주라고 하지만 나에겐 긴 세월을 함께하며, 이제는 분신이나 다름없는 이 작은 트럭만 한 것이 없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또 한 명의 포니 소유자 천기종 씨.

속리산관광이 전국의 초·중·고생들의 수학 여행지로 각광을 받을 때인 80년대 중반 천 씨는 속리산에 슈퍼마켓을 열었다. “보은에서 100원 짜리를 90원에 파는 가게는 몇 개 안됐다”며 인근의 청소년 수련원이라든지 여관 등에서 주문배달이 끊이질 않아 당시 큰 맘 먹고 구입한 것이 지금의 포니픽업이다.

천 씨는 지난 1986년 480만원을 주고 신차를 구입했다. 위의 이광섭 씨보다 3년 먼저다.

돈도 돈이지만 그때 시골에서 차를 몬다는 건 우리가 지금 유명 외제차를 타는 것과 다를 게 없었다. 그만큼 마을에서도 화제가 됐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빌려 달라고 하는 곳도 많아 사고도 많이 나 아직도 그 흔적들이 남아 있다.

천 씨는 누구보다 포니픽업 예찬론자다. “포니픽업은 작지만 힘도 좋고 높이가 낮아서 소형 짐을 싣고 내리는 데는 안성맞춤”이라며 “특히 좁고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다니는데는 더 없이 좋았다”며 단종을 아쉬워했다.

천 씨는 현재 속리산국립공원의 실버공원지킴이로 일하며 속리산 세심정 등으로 애마(?)를 끌고 순찰을 다닌다.

이처럼 이씨와 천씨는 같은 마을에 살며 누가 더 오래 타나 경쟁이라도 하듯 똑같은 차를 타고 있다. “어디 하나 고장이라도 나면 겁부터 덜컥 나지만 차가운 쇠붙이도 정성을 다해 보살피면 추억을 함께 할 훌륭한 인생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서로가 좋은 이웃이 되고 있는 것이다.

보은/김정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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