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청주] 신민하 기자 = 충북도의회의 의장 등 원구성 과정에서 내홍을 빚었던 자유한국당이 봉합 시도에 나섰다.
한국당 소속 도의원들은 오는 20일 괴산의 한 식당에서 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오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
한국당 내분은 김양희 의장과 강현삼 의원이 의장 경선을 벌이면서 촉발됐다. 당시 20명의 의원이 10대 10으로 나뉘어 팽팽한 세 대결을 벌였다. 상대편을 끌어들이려는 협박·회유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등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졌다.
경선에서 패한 강 의원 측은 상임위원장 2자리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임위원장 선거를 보이콧하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내홍으로 김 의장과 강 의원을 지지했던 측은 각각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면서 사사건건 충돌했다.
‘청주 항공정비(MRO)산업 점검 특별위원회’ 구성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 의장 불신임안을 세 차례 제출하는 과정에서 비주류 측이 민주당과 협력할 가능성까지 거론됐었다.
갈등은 정책 현안을 놓고도 표출됐다.
지난 1월 도 교육청 행복교육지구 사업 심사를 앞두고 주류 측이 주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예산을 부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예결특위에서는 비주류 측 의원들이 도 교육청의 손을 들어주면서 예산이 원안 통과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1월 12일 귀국한 이후 정치 지형과 맞물려 비주류 의원들이 반 전 총장 쪽으로 이동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규모 탈당에 의한 결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양측의 봉합 시도는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 포기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을 거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상황에서 내분 사태가 길어지면 자칫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도의원들이 활로 모색에 나섰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양측이 화합을 꾀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양측의 앙금이 워낙 커 ‘불안한 동거’가 이어지고, 대선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하는 정치 지형에 따라 제 갈 길을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