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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경로우대(輕老愚待)

이종구 학부모뉴스24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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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3.22 15:1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종구 학부모뉴스24 편집국장
[충청신문=이종구 학부모뉴스24 편집국장] 현재 우리나라는 만 65세 이상이면 경로우대(敬老優待)를 받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에도 경로석(노약자 보호석)이 있다. 관광지에도 입장료를 면제하거나 할인해 준다.
 
혹자는 경제적 논리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으니 경로의 나이를 올리자는 의견도 있다. 경로는 과연 필요한 제도일까? 필자는 필요성을 주장하는 편이다. 현재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광복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잿더미를 일구어 나라 부흥의 원동력을 만들었고, 새마을 운동으로 잘 살아보자고 땀 흘린 세대이며 먹을 것, 입을 것 줄여가며 자식들을 가르쳐 선진국에 진입하게 한 공로자들이다. 분명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본다.
 
이제는 살만해져서 문화혜택도 좀 받고, 여행도 좀 하고, 맛난 것도 좀 먹고…. 젊었울 시절의 고생을 노후에 보상 받는다는 치원에서 자식들이나 후손들이 대접을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체적 조건으로 좀 더디고 뒤뚱거리고, 판단력이 흐려짐은 어쩔 수 없으니 그런 점은 후손들이 이해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며칠 전, 서울을 다녀온 아내가 화를 낸다. 천안에 사는 처형과 서울을 갔는데 처형은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카드를 대니 무료로 사용했는데, 아내는 대전 카드를 대니 무료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는 승차권을 사고, 다시 출구에서 환불을 하려는데 환불하는 장소도 찾기 어렵고, 물어물어 환불을 하다 보니 시간은 흐르고, 이곳저곳 찾아 헤매느라 사람들에게 치이고, 묻느라 체면 구기고 “그깟 천여원에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화가 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일반 신용카드는 서울이건, 부산이건 어디를 가도 사용이 되는데, 왜 경로 우대카드는 지역이 다르면 사용이 안 되는지, 이럴 거라면 차라리 만들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푸념을 한다. 필자도 환불하려고 몇 번 애를 먹은 경험이 있어 차라리 신용카드로 금액을 지불하고 서울을 다녀 온 적이 몇 번 있긴 했다.
 
아내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니 무엇인가 불합리 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전에서는 무료 승차가 되는데 왜 서울에서는 안 될까?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기술이 그런 정도는 분명 해결 할 수 있으리라고 보는데….
 
궁금하여 시청 담당자에게 문의했다. “무료 승차이지만 그 숫자를 파악하여 지방자치단체에서 지하철 회사에 얼마의 요금을 지불해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별로 경로우대 카드를 만들다 보니 타 지역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긴 해도 무언가 좀 아쉽다.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럴 거라면 경로우대(敬老優待)카드가 아니라 경로우대(輕敬愚待)로 이름을 바꾸어야 맞을 것 같다.
 
요즘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파면 결정으로 조기 대선이라는 말이 뉴스에 자주오르내리고, 대선주자라는 분들이 각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다 국민과 나라를 위하여 새로운 제도와 개선책, 복지 정책들을 발표하고 있는데, 경로우대카드를 전국적으로 통용하게 하는 방안을 정책 공약으로 세워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노인들은 타 지역을 자주 방문하지도 않는다. 그저 1년에 몇 번 자식이나 친척을 만나러 가는 일 외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것도 웬만하면 자녀들이 동행하는데 어쩌다 나선 낯선 나들이 길이 1000여 원 환불 받자고 고생길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암울했던 겨울이 지났으니 새봄, 화창한 날씨에 우리 노인들이 즐겁게 기분 좋게 경로우대(敬老優待)카드로 지하철을 어디서나 탈 수 있는 봄맞이·봄나들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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