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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형산불 비상, 모두 경각심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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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3.22 15:20
  • 기자명 By. 충청신문
20일 신원섭 산림청장이 ‘산불예방에 관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최근 산불 발생 상황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224건의 산불이 발생해 118.3㏊의 산림을 태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5건, 40.5㏊에 비해 건수는 1.5배, 면적은 2.9배 늘어난 수치다. 특히 12일에서 19일 사이 1주일 동안 무려 82건의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산림청장이 직접 나서서 국민들에게 협조를 호소할 만큼 비상한 상황이다.
 
산림청은 15일부터 4월 20일까지를 대형산불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산불방지 총력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산불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한 데 이어 특별대책 기간을 예정보다 5일 앞당긴 건 산불 다발 시기가 작년보다 빨라졌기 때문이다. 산림청이 경계수위를 높였지만 산불은 줄기는커녕 부쩍 늘고 있다. 지난 주말 이틀 새 충북에서 30건의 산불이 발생해 아까운 산림을 태웠다.
 
19일 충주시 소태면 주치리의 야산에서 불이 나 산림 500여 ㎡를 태우고 1시간여 만에 꺼졌고, 오후 2시께는 옥천군 군서면 하동리 인근 마을에서 밭두렁을 태우던 불길이 산으로 옮겨 붙어 산림 50㎡가 소실됐다. 옥천군 이원면 지탄리에서도 산불이 나 진화 작업을 하던 주민 1명이 화상을 입는 등 이날 하루 충북에서만 10여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16일에는 신 산림청장이 헬기를 타고 시찰을 나섰다가 괴산 화산리에서 발생한 산불을 발견해 곧바로 진화를 지시하는 일도 있었다.
 
신 청장은 담화문에서 “산림 또는 산림 인접지에서는 논·밭두렁 태우기나 각종 쓰레기 소각을 일절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또 “입산통제구역이나 폐쇄된 등산로에는 출입하지 말아 달라”며 “입산이 허용된 지역이라하더라도 산림 안에서 흡연이나 불씨를 다루는 행위는 절대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산불은 대부분 괜찮겠지 하는 부주의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산불의 원인은 쓰레기 소각이 가장 많고 입산자 실화, 논·밭두렁 태우기, 건축물 화재 순이다. 조금만 신경을 쓰고 조심하면 산불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조심하기 쉽지 않다면 아예 하지 않는 게 상수다. 건조기인 봄철엔 마른 낙엽이 쌓여 있어 쓰레기나 논·밭두렁을 태우다 불이 옮겨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일쑤다.
 
영농철을 앞둔 이맘때면 병해충을 방제하겠다며 관행처럼 논·밭두렁을 태우는 농가가 꽤 있다. 하지만 논·밭두렁 태우기는 병해충 방제에 별 효과가 없다고 한다. 논·밭두렁에 서식하는 생물 중 농사에 도움 되는 유익한 곤충이 89%나 되는데 논·밭두렁을 태우면 유익한 곤충이며 균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논·밭두렁을 태우다 대형산불을 일으키는 우를 저질러선 안 될 일이다.
 
최근 10년 간 대형산불 대책 기간 중 연평균 116건의 산불이 발생해 286㏊의 산림을 태운 것으로 집계됐다. 애써 가꾼 산림을 이렇게 잃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두가 경각심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림 가까이에 있는 논·밭두렁에 불을 놓거나 농산폐기물을 소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입산객들은 인화물질 휴대를 삼가고 입산통제 지침을 지켜야 한다. 강원도에는 선거가 있는 짝수해에 대형산불이 일어난다는 징크스가 있다고 한다. 올해는 짝수해는 아니지만 대통령 선거가 있다. 선거가 시작되면 세상의 시선이 온통 선거판으로 쏠리면서 산불 경계가 느슨해질 수 있다. 각별한 경계를 독려하게 된다.
 
올봄은 고온·건조한 날이 많을 거라는 기상청의 예보다. 강우량은 20일 현재 전국 평균이 5.6㎜로 작년 강우량(45.2㎜)의 12%에 그쳤다. 대형산불 발생 위험이 그만큼 큰 상황이다. 2000년 동해안 초대형 산불과 2005년 양양 낙산사 산불은 작은 실수가 소중한 생명과 삶의 터전, 재산과 문화재를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다는 뼈저린 교훈을 안겨줬다. 반복돼서는 안 될 일이다. 국민 모두가 서로 독려하는 산불경계 생활화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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