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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빵야빵야 방아쇠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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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4.25 16:5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갑자기 어느 날부터 손가락이 뻑뻑해지거나 구부렸다가 잘 펴지지 않는다면 방아쇠 수지(Trigger Finger)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제목이 왜 ‘빵야빵야’ 냐면요, 방아쇠 수지 증상의 특징이 우리가 총을 쏠 때 방아쇠를 당기잖아요? 손가락을 구부릴 때 마치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저항감이 들고 저항이 순간 사라지면서 ‘딸깍!’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펼 때도 잘 펴지지 않고 심해지면 반대손으로 억지로 힘을 줘야 펴지기도 합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 병으로 괴로워 하십니다. 오늘은 방아쇠 수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병의 원인은 밝혀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도 하고 생활 습관이나 환경 등의 영향이 크다고도 합니다. 제 임상적 경험으로 볼 때 사실 생활 습관이 원인 중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것이 희한한 게 증상은 손가락의 두 번째 마디에 생기는데요, 원인은 손가락 관절의 뿌리에 있습니다. 쉽게 손가락과 손바닥을 이어주는 부분의 관절이라고 하면 이해가 더 쉬울 것 같습니다.

중수지관절이라고 해요. 중수지관절에 붙어있는 건(tendon)에 염증이 만성화 되면서 근위지관절의 움직임에 병변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 하는 치료로는 양방에서는 스테로이드나 비스테로이드성 약물 주사 요법 및 심할 경우 수술을 권하기도 합니다.

심하지 않은 경우는 물리치료나 보존적 치료를 권하기도 하고요. 한의학적으로는 침구 치료 및 약침 치료를 주로 하게 됩니다.

약침 치료 효과가 상당히 좋아요. 양방에서 주사 요법이나 한방에서 약침 치료는 케이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치료 효과가 아주 좋은 편이에요. 물론 치료 하면서 보존 치료도 병행 해줘야만 경과가 좋습니다.

자,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치료를 말씀드렸습니다. 지금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설명 드릴게요.

사실 한의학적으로 치료한다 했을 때 요즘에는 전통한의학적인 방법은 배제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전통한의학적인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재발 방지나 증상 완화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한 번 살펴보지요.

외과적인 손상을 제외한 생활 습관이나 유전적 요인이 작용한 경우 경락(經絡)의 허실(虛實)에 의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손을 움직이고 사용할 때 무의식적으로 힘을 많이 쓰게 되는 손가락이 생기기 때문인데요, 이는 경락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경락은 크게 음양(陰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음양을 각각 3가지로 분류 합니다. 음(陰)은 태음(太陰) 소음(少陰) 궐음(厥陰), 양(陽)은 양명(陽明) 태양(太陽) 소양(少陽)으로 나눕니다. 손가락을 볼 때 엄지는 태음, 검지는 양명, 중지는 궐음, 무명지는 소양, 소지는 소음·태양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엄지에 방아쇠수지가 발병한 경우 태음경락의 문제로 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그래서 태음 경락을 치료해서 방아쇠수지를 치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태음 경락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태음 경락을 치료하기도 하지만 양명 경락을 통해서 치료하기도 합니다.

태음은 양명과, 소음은 태양과, 궐음은 소양과 각각 짝을 이루어 서로 견제하고 도와주기도 하는 경락이기 때문입니다.

각각 3개의 음과 3개의 양, 이것들을 우리는 삼음삼양(三陰三陽)이라 부릅니다. 삼음삼양은 기(氣)의 순환 상태, 기(氣)의 다소(多少)를 설명해주는 전통한의학적 개념입니다. 한의학 뿐만 아니라 동양 철학 전반에서 사용되는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각각의 삼음삼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각각의 기운이 바르게 작용하지 않았을 때 어떤 현상이 생기는 지를 알면 미리 예방도 가능하고 (방아쇠 수지 뿐만 아니라) 증상을 치료하는 데도 아주 긴요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엄지를 예로 들어 볼까요? 실제 엄지와 중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분입니다.엄지는 태음에 해당하는 손가락입니다. 태음과 양명은 각기 짝을 이루어 서로를 견제합니다.

쉽게 보면 태음이 강한 사람은 뚱뚱해지기 쉽고 양명이 강한 사람은 마르기 쉽습니다. 태음이 강한 사람은 대체로 몸이 습해요. 눅눅합니다. 무겁고요. 게으른 편이 많습니다. 피부도 축축한 경우가 상당합니다. 배 나온 경우도 많고요. 대체로 운동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요.

자, 이런 태음지기(太陰之氣 - 태음에 해당하는 기운)가 쎈사람이 방아쇠 수지가 발생했다고 합시다. 손가락의 발병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치료를 했을 때와 지금처럼 체질적인 요인까지 고려하여 치료를 했을 때 어떤 경우가 예후나 경과, 그리고 재발에 있어서 유리할까요? 당연하죠. 경락학적인 요소를 고려하고 체질적인 특성까지 생각해서 치료한 경우가 훨씬 더 좋겠지요.

그런데 우리는 이런 요인들을 간과합니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왜냐하면 국소적인 치료만 해도 잘 낫거든요. 재발도 잘 안 되는 질환들도 많고요.

하지만 몸에서 보내는 신호는 신호 자체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몸에 나타나는 모든 증상은 몸이 말해주는 것입니다. ‘지금 나 이런 상태거든. 좀 살살 다뤄줄래?’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거에요.

앞으로는 가벼운 증상에도 꼭 몸의 대화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치료에 있어서도 국소적인 치료와 더불어 체질적인 요인까지 같이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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