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장진웅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 견선에서 경쟁을 벌였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층 끌어안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문 후보는 자신이 집권한 뒤 다음 후계자로 안 지사를 지목했고 지원 유세에 나선 안 지사의 가족들에게 친근감을 적극 보이는 등 정성을 다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안 지사는 아내 민주원 씨와 아들 정균 씨를 통해 최근 민주당 선거 유세에 지원 사격을 하고 있다.

특히 아내 민 씨가 문 후보 첫 찬조 연설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민 씨는 지난 23일 TV 찬조연설에서 통합을 강조하며 정권교체에 목소리를 높였다.

민 씨는 "어떤 정책이든 옳다고 주장만 한다고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고 좁혀지지 않는 이견들을 결국 타협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통합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시도지사와 함께하는 제2국무회의 신설 등 문 후보가 안 지사의 공약 가운데 많은 것을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또 "새로운 정치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나갈 문재인 후보와 이재명, 최성, 박원순, 김부겸, 안희정 민주당 드림팀을 끝까지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달라"고 했다.

민 씨는 안 지사가 선거운동에 나서지 못하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문 후보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찬조연설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씨는 이어 지난 24일 충남 유세에 아들 정균 씨와 함께 참여해 문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정균 씨의 경우 민주당 청년위원회 '엄지척' 유세단에 속해 활동하고 있다.

정균 씨는 "대전과 충청도를 돌면서 안 지사를 사랑하고 지지하는 것을 많이 느낀다. 그 지지와 사랑을 이제 문 후보에게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며 "그것이 민주주의의 길이고 정권교체의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문 후보는 이에 화답하듯 안 지사를 '우리 희정이'라고 칭하는 한편, 민 씨를 '우리 제수씨'라고 부르고 정균 씨를 포옹하는 등 안 지사 가족과의 친밀감을 과시했다.

또 문 후보는 자신이 집권한 뒤 다음 후계자로 사실상 안 지사를 지목했다.

문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떨어진 안 지사를 언급한 뒤 "많이들 아쉬우셨을 거다. 걱정하지 말라. 이번에는 형님 먼저, 저에게 양보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안희정 한마음 한뜻 떼려야 뗄 수 없는 동지 아닙니까. 안 지사가 대한민국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고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제가 먼저 길을 열고 힘껏 돕겠다"며 "이번에는 문재인 미는 게 안희정 미는 거다. 이번에는 문재인, 다음에는 안희정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우 아내 김혜경 씨가 문 후보 아내 김정숙 씨와 함께 호남 유세에 참여하며 지원 사격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