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장윤수 기자 = 미국이 보관하고 있던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가 한국으로 돌아온다.
문화재청은 미국 이민관세청과 한·미 수사공조를 통해 환수를 추진해 온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의 몰수 완료에 따라 9일 덕수궁 석조전에서 수사절차 종결에 합의했다.
두 어보는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를 마무리함에 따라 국내로 들여와 8월께 일반에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문정왕후어보는 명종 2년(1547년) 중종비인 문정왕후에게 '성렬대왕대비'의 존호(덕을 기리는 칭호)를 올리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현종어보는 효종 2년(1651년)에 현종이 왕세자로 책봉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했다.
문정왕후어보는 미국에 거주하던 A씨가 2000년 미국 LA카운티박물관에 판매했고,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은 문화재청의 수사 요청에 따라 박물관으로부터 어보를 압수해 보관해 왔다.
현종어보 역시 국내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A씨가 소장한 사실을 확인한 문화재청이 수사를 요청함에 따라 미 국토안보국이 압수·보관해 왔다.
미 국토안보수사국 한국지부는 문화재청의 수사 요청을 받고 압수부터 현지 실사, LA검찰청(USAO)의 사법몰수 소송제기 등 전 과정을 문화재청과 협의해 추진했다.
두 어보의 환수는 고종 30년(1893년) 우리 정부가 발행한 최초의 지폐인 호조태환권 원판과 대한제국 국새 등 인장 9점에 이어 한-미 양국이 수사공조를 통해 환수하는 세 번째 사례다.
어보 환수는 외교부와 대검찰청이 주미한국대사관을 통해 미 국무부, 법무부 등과 신속한 연락체계를 유지하며 적극 지원하고, 국회의원과 민간단체 등도 LA카운티박물관을 직접 방문하는 등 공동으로 노력해 이뤄낸 성과다.
한편 문화재청은 수사 종료를 계기로 두 어보가 조속히 국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미국 측과 반환 일정·절차를 협의할 계획이며, 특별전시 등을 통해 국민에게도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