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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에] 사회건강 청소년 금연

정관영 공학박사. 아름다운학교운동충북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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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6.18 16:3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관영 공학박사. 아름다운학교운동충북본부 상임대표
[충청신문=정관영 공학박사. 아름다운학교운동충북본부 상임대표] 학생흡연예방교육 강의요청으로 각 학교를 방문하는 일이 일과처럼 되었다. 모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은 학생들과 함께 금연서약을 했다. 흡연을 한지는 20년이 되었는데 담배를 끊은 지 3년이 되었단다. 그러나 먼발치서도 담배연기를 보거나 담배냄새를 맡으면 피우고 싶은 충동을 억제키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학생들과의 약속은 지켜야 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성인들은 담배를 끊는 금연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청소년들은 미미하다. 2016년 청소년 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의하면 중·고등학생 청소년 흡연율은 지난 10년 내 가장 낮은 수치인 6.3%를 기록했다. 특히 남학생 흡연율이 9.6%로 떨어졌다. 담뱃값 인상 등의 정책강화와 흡연예방·금연교육 등 사회적 인식변화가 흡연율을 끌어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정부에서는 담뱃갑 경고그림, 학교 정화구역 내 담배광고 금지, 전자담배 관리 강화, 소포장 담배 금지, 가향첨가 규제방안 마련 등을 담은 다양한 비가격정책을 내놓았다.
 
청소년기 흡연의 해악은 누구도 반론의 여지가 없다. 어릴 때부터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 중독이 더욱 심해진다. 심신이 미성숙한 상황에서 담배 속 온갖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폐의 성장 등 신체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세 이후에 담배를 피운 사람의 폐암 사망률은 비흡연자의 9배이고 15세 이전에 담배를 피운 사람의 폐암 사망률은 비흡연자의 20배나 된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청소년기에 형성된 흡연 습관은 성인기에도 그대로 유지되기 쉽다. 니코틴 의존에서 더 나아가 술이나 본드, 심지어 마약류 같은 보다 강렬한 의존성 약물을 찾게 되는 ‘약물 사용의 시발점’ 역할을 하게 된다. 
 
흡연은 심혈관계 질환의 치명적인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직접흡연이나 간접흡연은 대표적인 심혈관계 질환인 죽상동맥경화증을 50% 이상 증가시킨다. 흡연이 당뇨보다 훨씬 강력한 인자라는 것이다.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 내 콜래스테롤이 쌓이고 염증이 생겨 혈관 내피세포 파괴나 증식이 일어나 혈관 내부가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흡연은 개인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연간 7조원에 달하는 사회경제적 손실까지 유발한다.
 
청소년들은 일상 곳곳에서 담배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담배회사의 마케팅은 교묘하게 청소년의 심리를 파고든다. 담뱃값을 올리면 담배회사는 값싼 소포장 담배로 맞대응한다. 과일 향, 사탕 향 등의 가향담배를 제조해 어린 입맛을 현혹한다. 청소년들에게 담뱃갑의 암 사진을 가리는 담뱃갑 케이스를 준다거나 문턱이 낮은 편의점 계산대 주변에 갖가지 화려한 담배 광고를 설치한다. ‘풍부하고 깊은’ 맛은 도대체 어떤 것인지, 담배를 피우면 과연 ‘목이 상쾌해지는지’ 그럴싸한 광고 문구는 청소년들의 호기심과 흡연욕구를 자극한다.
 
우리나라에서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한해 6만 명에 이른다니 경악할 일이다. 기존 흡연자가 흡연관련 질환으로 사망하거나 금연을 하면 담배회사는 그 만큼 신규고객을 찾는다. 이 때 가장 공략하기 쉬운 대상이 청소년들이다. 청소년 흡연의 절반 이상이 호기심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담배 광고는 판단력이 떨어지는 청소년에게 더 큰 영향을 준다. 담배회사는 이를 노려 청소년 또는 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광고 판촉에 혈안이 되어있다. 
 
담배 광고만큼이나 해로운 것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마케팅이다. 청소년들에게 담배판매는 불법인데도 불구하고 구매를 시도한 중고생 10명 중 7명은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제지 없이 담배를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음료와 간식을 사기 위해 빈번하게 출입하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계산대 정면에 자리 잡은 담배 전시 판매대 역시 구매를 요청하는 경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꺼내어 판매하는 선진국들의 사례와는 큰 격차가 있어 마음이 씁쓸하다. 
 
청소년들의 담배 접근성을 최소화하려면 담배전시 판매대를 과감히 없애는 것이다. 담배 케이스와 같은 상품진열을 규제하는 등의 강력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담배 광고판자리에 금연광고를 설치하거나 금연 메시지를 전하는 부스를 설치하는 등 사회적 차원의 새로운 도전도 병행되어야 하겠다.
 
흡연은 과거 청춘과 고뇌의 낭만적 상징으로 통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삶을 단축하고 가정 경제마저 무너뜨려 가족을 고통받게 하는 원흉(元凶)이 아닌가. 금연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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