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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별 확인한 대전시-롯데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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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6.28 17:40
  • 기자명 By. 충청신문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 무산과 관련해 권선택 대전시장과 우선협상대상자인 롯데그룹 송용득 부회장이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소득 없이 끝났다. 만남에 앞서 대전시가 “재협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은 마당이라 사실 기대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롯데와 사업자 해지 통보에 앞서 왜 이런 만남을 진작 갖지 못했는지 아쉬움은 남는다.
 
이번 만남은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주선했다고 한다. 이 이원은 재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다시 선정할 경우, 시간적으로 또 비용 면에서 손실이 큰 만큼 롯데와 재협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차원에서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복합터미널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이 의원의 충정과 노력은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과연 만나야 하는 건지, 만남을 보는 심정은 착잡했다.
 
롯데는 이번 사태를 불러온 장본인이다. 롯데컨소시엄은 그동안 대전도시공사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업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아 결국 사업 중단 사태를 만들었다. 게다가 실시설계수립지침 등 규정상 꼭 필요한 환승체계관련 설계도서마저 제출하지 않았다. 지역 무시, 시민을 볼모로 잡고 우롱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이런 업체와 재협상한다는 것부터가 마뜩치 않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롯데가 재추진하기를 바람도 없지 않았다. 유성복합터미널은 구암동 10만 2080㎡ 부지에 총 3700억 원을 투입해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을 비롯해 주택, 복합쇼핑몰,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런 대형사업을 맡을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이번 사태로 대전시 협상력이 곤두박질친 상황이어서 맡겠다고 나설 업체가 과연 있겠나 싶어서다. 혼란스러운 지금의 유성터미널의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했던 시민들의 숙원을 앞당길 수 있다면 자존심을 숙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롯데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있겠나 싶었다. 권 시장과 만남에서 송용득 부회장은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대전시가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한다면”이란 조건을 달았다. 이러니 “대화를 계속 하고 싶다”는 말도 믿기 어렵다. 정말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 시민에게 잘못을 빌고, 조건 없이 사업을 맡겠다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결국 롯데는 만남을 주선한 이 의원의 얼굴을 봐서, 또 대전도시공사의 이행보증금 50억 원 몰취와 관련해 대응논리를 만들기 위해서 만남에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실제로 이날 롯데 측은 소송 때문에 시행자 지정고시가 21개월, 토지보상이 31개월 지연됐으며 준공계획도 3년 가까이 미뤄졌음을 들고 나왔다. 즉 지정고시와 보상에 대한 책임은 대전도시공사가 지는 것으로, 공사에도 귀책사유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롯데는 자신들이 사업추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해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산디앤씨와 도시공사 소송전이 벌어지던 당시, 도시공사 요청으로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소송을 지원했으며,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재심의 당시 공사에 보완자료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할 만큼 했다는 얘기로 이행보증금 몰취에 롯데의 소송전 예고로 들린다.
 
권 시장은 직설적으로 ‘협상결렬’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냉랭한 기조를 시종 유지했다. 롯데 없이 내달 말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에 들어가고 11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에 사업협약을 체결해 착공에 들어간다는 시의 계획대로 가겠다는 것이다. 사실 유성복합터미널 해법은 권 시장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 시장이 뛰고 챙겨야 가능하다. 만남에서 권 시장은 롯데 측에 “진작 적극성을 보였어야 하지 않았나”는 식으로 말했다. 이는 권 시장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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