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또 다른 술집을 찾았고, 종업원이 건넨 음료수를 마신 뒤 정신을 잃었다. 다음날 아침 정신을 차린 A씨는 자신도 모르는 새 1000만원이 결제됐다는 문자를 받은 것이다.
이처럼 취객에게 호객행위를 한 뒤 수면제를 먹이고 술값을 결제·인출하는 수법으로 3000여만원의 금품을 강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 중부경찰서 형사과는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6개월간 A씨 등 5명으로부터 모두 3300여만원을 강취한 혐의로 술집 업주 B씨(35)와 종업원 등 10명을 검거, 이중 3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B씨 등은 취객을 상대로 "현금 결제하면 술값을 깎아주겠다"고 호객행위를 하고 피해자의 신용카드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결제·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카드를 조회한 뒤 예금이 많은 피해자에게는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마시게 해 의식을 잃게 하고 1인당 최대 1000만원을 결제·인출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의식을 잃으면 빈 양주병과 안주 그릇 등을 가져다 놓고 사진을 찍은 뒤 결제·인출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잠든 피해자를 인근 모텔로 옮기기도 했다.
또 강하게 항의하는 일부 피해자에겐 100만~200만원을 돌려주며 경찰 신고를 막은 사실도 드러났다.
일부 피해자들이 "술을 서 너 잔밖에 마시지 않았는데 정신을 잃었다"고 신고하면서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소환조사에서 이들 일당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경찰은 5개월간의 끈질긴 수사로 범행을 밝혀내고 업주 등 3명에 대해 지난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호객행위를 하는 술집을 가급적 이용하지 말 것"과 "현금할인의 유혹에 속아 함부로 타인에게 카드를 주거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