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장진웅 기자 = 올해 말 대전지역 자치단체들이 금고 재선정에 나서는 가운데 각축전을 예상하는 광역단체와 달리 기초단체 금고 선정은 싱겁게 끝날 조짐이다.
시중은행들이 금고 예치 규모가 작은 기초단체 금고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기존 금고은행이 무난히 계약을 따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5일 대전 유성구와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유성구는 KEB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을 구금고 은행으로 심의·선정했다.
앞서 유성구는 구금고 선정을 위한 공고를 냈고 하나은행만이 응찰했다.
행정자치부 지침을 보면, 금고 선정은 2개 이상 시중은행이 응찰한 가운데 이뤄진다. 단, 응찰 은행이 없거나 재공고까지도 단독 응찰일 경우, 단독 응찰한 은행과 수의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유성구는 금고 선정 재공고를 냈고 역시 단독 응찰한 하나은행과 수의 계약했다.
반면, 대전시금고 재선정에는 5대 시중은행인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이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은행 가운데 3개 이상이 응찰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광역단체와 자치단체 간 예산 규모가 10배 이상 차이 나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일반·특별회계와 기금 등 예산을 맡아 관리하는 금고 특성상 상대적으로 예산 규모가 작은 기초단체 금고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않는 것이다.
또 예산 규모를 차치하더라도 대외적인 이미지 제고에도 광역단체 금고가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기초단체 금고 선정에 떨어질 경우 광역단체 금고 선정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막기 위한 포석도 있다.
유성구를 비롯해 대전지역 5개 자치구 금고를 모두 맡고 있는 하나은행이 무난히 재계약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유성구 금고 선정에 응찰하지 않은 지역 A 은행의 관계자는 "본부 전체적 전략에 따라 (응찰하지 않았다)"면서 "나머지 4개 구금고는 (공고) 권고 사항을 봐서 (응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금고 계약에 충실하자는 본부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말까지 약 5조 규모의 시금고 재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