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 류지일 기자 = 롯데 하이마트에서 일부 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을 현재의 등급과 다르게 ‘허위 표기’한 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롯데마트 서대전점 하이마트 판매장에서는 ‘제습기 특가전’을 진행 중이다. 해당 특가전에서는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이 ‘3등급’인 한 제습기를 ‘1등급’으로 표기해 놓은 채 판매하고 있다.
등급 표기에 대해 하이마트 영업 책임자는 “모르는 사실”이라며 “해당 제품 제조사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하이마트는 롯데마트와 사업자 자체가 다르다. 하이마트는 입점 업체일 뿐”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품과 아무 관련이 없는 롯데마트를 언급해 기사가 나가면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로, 허위 표기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체인 위닉스 관계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 조정에 따라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0월 1일 이후 출시 제품에 대한 등급 기준을 강화했고, 이에 기존 일부 제품 등급이 낮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재고가 남은 제품들은 등급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전 등급의 라벨이 붙어있는 실정이다.
해당 제습기(모델명 DFO172-S9) 역시 과거에는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이 ‘1등급’이었으나 조정 이후 ‘3등급’으로 하락했다. 결국 현재 판매중인 제품은 지난해 9월 이전에 생산한 재고 제품인 것.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기술의 발달로 인한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등급조정 시점 이전 생산 제품의 경우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를 대하는 하이마트와 롯데마트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저동에 거주하는 최모 씨(60)는 “대형 유통기업인 롯데마트를 믿고 산 제품이 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한 재고 상품이라는 사실과 현재 3등급인 재고제품을 ‘재고는 1등급’이라고 변명하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고객과 함께 하는 게 꿈이라는 경영철학을 가진 롯데마트와 하이마트의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