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장윤수 기자 = #1 대전 A대학교 원룸촌에 거주하는 최 모(29) 씨는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발정난 길고양이들의 울음 소리 때문이다. 최 씨는 "학기가 끝나거나 졸업 시즌 때 특히 길에 버려진 고양이나 개를 쉽게 볼 수 있다"면서 "자취하던 대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면서 기르던 동물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 대전 동구 삼성동에서 아이를 키우는 정 모(30) 씨는 최근 동네를 다니며 불편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 아이와 동네를 산책하다보면 다리를 절거나 쓰레기통을 뒤지는 유기동물이 늘어나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 씨는 "유기동물이 아이에게 유해균을 옮기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 증가와 더불어 유기동물이 함께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구조한 유기동물은 9만마리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9.3%(약 7700마리) 증가한 것이다.
유기동물의 대다수는 개로 6만3600마리인 70.9%를 차지했다. 2만4900마리인 고양이가 27.8%로 뒤를 이었다. 기타 유기동물은 1.4%인 1218마리였다.
대전에서는 지난해 4556마리의 유기동물을 구조했다. 이 가운데 개가 2540마리, 고양이가 1949마리, 기타 동물이 67마리였다.
구조하지 못한 동물을 더하면 실제 유기동물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는 여름 휴가철에 유기동물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대전동물보호센터에는 휴가철 하루 평균 10마리의 유기동물이 들어오고 있다. 이는 평상시보다 두 배가량 많은 수치다.
대전동물보호센터는 평균 26일간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입양처를 찾지 못한 유기동물은 안락사에 처해질 수 있다.
대전동물보호센터의 일시 수용 가능 두수는 300여 두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동물보호센터에서는 320두를 보호 중이다.
제 때 분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안락사에 처해질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전국 유기동물 안락사 비율은 2014년 22.7%에서 2015년 20%, 2016년 19.9%로 소폭 감소했지만, 자연사 비율은 2014년 23%, 2015년 22.7%, 2016년 25%로 증가했다.
분양률은 2014년 31.4%, 2015년 32%, 2016년 30.4%로 감소 추세다.
유기동물 증가의 원인은 책임의식 결여에 있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