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진료실에서] 엄마 오줌 마려워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7.08.22 18:1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제 아이들도 가끔 그렇습니다만, 아이들이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소변이 마렵다고 할 때 화장실을 데리고 가서 누이려 해도 소변을 보지 않거나 아주 조금만 보고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 보면 그런 장면들에서 엄마나 아빠가 아이에게 꾸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너 왜 마렵지도 않은데 거짓말 하니!” 하고요. 아이가 실제로 거짓말 했을 가능성도 있기는 합니다만 사실은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어요. 아니라면 아이도 모르게 거짓말을 해야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소변 빈삭, 빈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변이 자주 나오는 것은 한의학적으로 하초(下焦)가 냉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냉하다? 차다? 온도가 낮다? 좀 이상하죠? 사실 어르신들이 자주 하는 말씀 중에 “여자든 남자든 아랫배가 차가우면 안돼” 하시면서 찬데 앉아있으면 일어나라고 하면서 주로 말씀을 하셨지요. 냉하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상대적으로 빨리 움직이는 것들은 양(陽)에 해당하고요, 상대적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것들은 음(陰)에 해당합니다. 차다 느리다 냉하다라고 표현하는 것들은 음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순환이 잘 되어야 할 곳에 있는 그 무언가가 느리게 움직이고 잘 순환이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방광이 차단 말일까요? 위에서 하초(下焦)라는 단어를 언급했지요. 배꼽 밑에 신체의 아랫 부분을 지칭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실은 좀 다른 개념이긴 합니다. 방광은 좀 자세히 알아두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방광(膀胱)은 오줌보를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줌보는 주로 포(胞)라고 지칭하고요, 방광은 포 옆에 붙어있는 흰색의 지방 조직을 지칭합니다. 동의보감에서 방광은 들어가는 구멍은 있지만 나가는 구멍이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 오줌보가 나가는 구멍이 없던가요? 아니죠. 그래서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방광은 오줌보나 포가 아닌 포 주변에 있는 지방 조직을 일컫는 것으로 알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자, 방광이 찹니다. 순환이 잘 되지 않습니다. 지방과 기름 조직에 가까운 이 방광은 한의학적으로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 이라는 경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경락의 특징은 태양한수(太陽寒水)라고 하여 굉장히 차갑긴 하지만 그마만큼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경락입니다. 우리가 석유나 지방 조직을 만져보면 보통은 차갑죠. 하지만 불을 붙이면 불에 타기도 하는, 열을 낼 수 있는 물질입니다. 방광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심리적인 부분을 좀 파고 들어가 볼까요? 태양한수(太陽寒水)라 하는 것은 한의학적으로 삼음삼양(三陰三陽, 太陰 陽明 少陰 太陽 厥陰 少陽)을 유심적으로 취상한 것 중에서 공포, 긴장 등에 해당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 몸에서 공포나 긴장, 경계, 불안 등의 감정이 발생했을 때 태양한수의 기운이 강해졌다! 라고 표현합니다. 족태양방광경의 태양한수 기운이 쎄졌다! 이 말은 족태양방광경락의 기운이 태양한수에 해당하는데 그 기운의 쎄짐으로 인해서 공포, 긴장, 경계 등의 감정이 동하게 되었다 라는 말과 같습니다.

경락이라는 것은 감정과 의식의 통로라 정의합니다. 그래서 경락의 기운이 쎌 때에는 그 감정이 동하기도 하고 반대로 해당하는 감정에 너무 노출이 될 때에는 그 경락이 너무 심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이제 조금씩 이해가 되시나요? 아이들이 소변을 자주 보는 원인이 말이죠. 사실 기질적인 병변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또한 이렇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너무 복잡해서 그런 경우는 차치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질적인 병변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이들의 소변 빈삭은 여기서부터 접근을 시작해야 합니다.

결국 심리적인 원인을 간과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분명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스트레스 인자나 공포나 경계의 대상, 불안의 기억 등이 있었을 거에요. 항상 우리가 아이에게 배우려는 자세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이가 소변을 자주 누려고 하거나 밤에 소변을 지리거나, 화장실에 가기도 전에 중간에 못 참고 싸버리는 경우 등등 우리는 조금 더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한 생각 쉬었다 가는 여유가 필요한 것이지요.

먼저 약이나 다른 치료법을 동원하기 이전에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려는 것이 첫째일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방법 중에 하나가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 주는 것이지요.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고 하죠? 아이들이 버릇없이 논다고 위험하게 논다고 자주 훈육하거나 잔소리를 많이 하게 된다면 아이들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경계나 불안에 사로 잡히게 됩니다. 몸으로도 많이 놀아주고 얘기도 많이 들어주고 내 얘기도 많이 해주는 데도 잘 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분명 좋아질 겁니다. 우리도 좋아지고요.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