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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속버스보다 먼저 만나는 고향 서산의 A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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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8.22 18:2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성현기 팝칼럼니스트

 과거 광주고속에서 지금은 금호고속으로 이름이 바뀐 운수회사가 속한 그룹의 아파트가 25일 서산에 첫 선을 보인다고 한다.

이 회사의 아파트가 서산에 최초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서산에서 태어나 학창시절 객지로 나와 지금까지 고향을 그리며 살고 있는 필자는 만감이 교차했다.

어린 시절 고속도로를 경유하는 직행버스를 타고 서울 누님 집을 가다가 천안 - 서울구간 경부고속도로를 처음 접했던 필자는 당시 광주고속(금호고속의 전신)을 보고 충격과 함께 미지의 세계를 경험했다고 기억하고 있다.

내가 봐왔던 직행버스가 우리나라 버스 중에서 가장 빠르고 고급스러울 것이라고 여겨왔던 촌놈은 직행버스보다 높고 웅장한 광주고속의 벤츠버스가 내가 탄 직행버스를 추월할 때마다 움츠러드는 몸과 마음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기억과 언젠가는 서산에도 고속버스가 들어올 것이란 기대를 하며 당시에는 해미까지만 도로가 포장 돼서 서산까지는 여전히 덜컹거리는 비포장 자갈길이었던 것을 걱정했다.

서산까지 오려면 저런 멋진 버스가 비포장도로 달려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 이런 오지랖 넓은 근심(?)을 했었다.

필자는 도회지 생활을 하면서 어디든 고속버스가 연결되는 곳을 갈 때에는 이 회사 버스를 타고 어릴 적 접한 감흥에 젖어 들었던 적이 많았다.

지금이야 종합터미널에서 운행시간마다 회사가 다른 고속버스가 배차되지만 당시에는 고속버스화사 마다 터미널을 따로 두고 있어서 이 회사의 고속버스는 경쟁노선의 타 회사고속버스의 추월을 허용치 않기로 유명 했다.

이런 광주고속의 추억을 가진 필자는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될 무렵에는 이 고속버스를 드디어 고향에서도 볼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고 70년대 미국의 국민적인 컨트리가수 John Denver의 고향으로 가는 길(Take Me Home Country Road)를 흥얼거리거나 Alabama의 시원한 컨트리 록을 들으며 혼자 들뜨기도 했었다.

아직까지도 터줏대감 노롯을 하는 동네직행버스가 준 고속버스로 변신하여 서해안고속도로를 드나드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니 답답하기 그지없었던 차에 이 화사가 서산에 고속버스 대신 집을 먼저 구경시켜준다고 한다.

아파트보다는 고속버스를 기다려온 필자는 어느새 이 회사의 이름이 친숙하다.

우리나라 고속버스문화를 선도하며 항공 산업까지 진출한 이회사가 우리고향 서산 땅에 아파트를 신축한다고 하니 기왕이면 튼튼하고 품격 있는 아파트를 짓길 바란다.

아파트가 입주할 쯤에는 내가 기다리던 고속버스도 서산에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아파트만큼이나 웅장하고 고급스런 이 회사의 고속버스를 고향 가는 길에서 만날 수 있다면 필자는 애마를 쉬게 하고 버스에 오를 것이다.

옆자리에서 눈치를 줘도 Take Me Home Country Road를 큰 소리로 흥얼거리며 고향을 찾는 신나는 상상을 해본다.

성현기 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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