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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아이의 행복을 원한다면 부모부터 행복해져야

구미경 대전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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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8.27 16:04
  • 기자명 By. 충청신문
 
아무리 어려운 고통스러운 순간이 와도 우리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이유는 시간은 결국 흘러간다는 것 때문이다. 삶을 살아가며 고통은 항상 오기 마련이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초여름부터 열대야가 시작됐던 무더운 올 여름도 한풀 꺾이고 이제 선선한 가을이 오는 것을 체감하고 있지 않은가.
 
유대인 의사로 제 2차 세계 대전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린은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에서 ‘인간으로서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이 혹독한 시련 속에서 반드시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들이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살아남는가 죽는가는 당사자의 내적인 힘, 곧 이 비극적인 경험을 개인의 성장에 이용하는 능력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지독한 가난과 다리의 장애는 나로 하여금 어린 나이에 많은 철학적 질문을 갖게 했다. 아주 가끔 대학시절 일기를 읽어보곤 하는데, 나는 그 힘든 고뇌를 일기로 쓰곤 했기 때문에 지금 읽어도 화두가 될 만한 질문들이 많이 있다. 그 시절 나의 의문들을 나열하고 철학서를 읽으면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시 되짚어보며, 조금은 대견한 삶을 살아왔구나 스스로 생각하곤 한다.
 
나의 꾸준한 노력으로 일기의 마지막은 늘 긍정적인 결말로 끝이 난다. 20대 초반에는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사색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왜’라는 질문을 ‘어떻게’라는 질문으로 바꿔야 했다.
 
‘왜’라는 질문에는 어떤 성인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결혼을 해야 하는가?’에서 ‘어떻게 결혼 생활을 할 것인가?’로, ‘왜 엄마가 되어야 하는가?’에서 ‘어떤 엄마가 될 것인가?’로. 
 
약국에서 근무할 때 주로 엄마들과 많은 상담을 했다. 자식문제 남편문제 시댁문제 친정문제 돈 친구 친척문제가 주로 상담내용이다. 이런 문제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이해한 후 납득이 가야 온전히 병이 낫기 때문에 상담은 꼭 필요하다. 수많은 상담 결과, 즐겁고 명랑하고 긍적적 사고를 가진 엄마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우며 피부의 결과 색이 좋고 얼굴에 기미나 점도 잘 안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구나 그런 성향의 부모 슬하에서 자란 아이들도 예의 바르고 건강하고 행복감에 젖어 있고 스스로 모범적인 생활을 한다.
 
타산지석이라는 말처럼 나는 상담을 하면서 스스로 자성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이해심 없고 융통성 없고 까칠하고 고집이 셌던 내가 자식의 인성과 품격이 결국 부모의 얼굴이라는 것을 알고 내 성격을 고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많은 화두들을 마음에 늘 지니고 다니게 되었다. 
 
“내 아이는 행복한가.” “나는 내 아이나 내 가족들 이웃들에게 행복을 주는 존재인가?“ “행복은 성적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이 짧은 생을 살아가면서 너무 많은 것을 갖지는 말자” “고난은 유익이라” “어떠한 열악한 환경도 스스로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본인의 책임이다” “자신의 삶은 누구와 비교해서 될 일은 아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은 때로 아주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기의 의견만을 내세우고 부모가 원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으며 부모를 따돌리기도 한다. 이런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들은 자주 낭패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마음을 조금 편안하게 가져보라. 지금이 그들에게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으로 시도해보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보라
 
내 아이가 산만하고 성적도 그저 그렇다는 것 등 부족한 것만 보이는 엄마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스스로 자긍심이 있고 예의 바르고 기본만 지키고 있다면 기다려 줘야 한다고. 자식의 변화를 원하면 부모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진실을 명심하면서 말이다.
 
구미경 대전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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