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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왜 맨날 피곤할까요?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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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9.05 17:1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ㅋ피로를 느끼지 않는 분 같은 경우는 이 글을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아마 없을걸요? 아침에 일어날 때 못 일어나는 경우, 점심 먹고 꾸벅 꾸벅 조는 경우, 저녁에 해 떨어질 때 즈음만 되면 정신을 못 차리는 경우 등 피로, 피곤의 형태는 아주 다양합니다. 물론 전날 늦게 자서 다음날 피곤한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오늘은 피로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피곤하고 힘들고 지치고 한 것들을 우리는 세 가지로 나눕니다. 피로, 피곤, 곤비 이렇게 세 가지로요.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 라는 광고 카피도 있죠? 맞습니다. 피로라고 하는 것은 좀 쉬면 좋아지는 거에요. 피곤은 몇 일 동안 쉬어야 하는 정도를 말하고요, 곤비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힘든 것을 지칭합니다. 우리가 “아~ 너무 피곤해요”라고 하는 것도 이렇게 구체적으로 구분을 할 수가 있습니다.

증상을 볼까요? 증상은 뭐 간단합니다. 힘든 것이 가장 크죠. 또 뭐가 있을까요? 힘들 때에는 당연히 식욕도 줄겠죠? 맞습니다. 식욕이 줄어들다보니 소화도 잘 안되는 것 같겠지요. 무겁다보니 팔다리도 무겁고 머리도 잘 안 돌아갈테고요. 근육의 경직이나 위축이 평소보다 조금 더 할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조금 더 심해지면 어떻게 될까요? 상대적으로 몸 바깥에 있는 증상들이 몸 안쪽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입이 마른다거나 배에 가스가 찬다거나 소변이 불리해지면서 여성들의 경우는 방광염을 쉽게 앓기도 하겠지요. 피로의 증상과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들은 생각보다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피곤해서 생길 수 있는 증상들이 꽤나 많이 있죠? 그렇다면 피곤한 느낌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는 걸까요? 양의학적으로는 꽤나 많은 원인들이 있습니다. 간에서 체내 대사 산물로 발생한 노폐물들을 잘 처리하지 못했다거나 산소포화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뇌에 영양 공급이 잘 안된다거나 등등의 원인들이 있습니다. 우리 그런 어려운 말들은 차치하고요 간단하게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아니, 생각을 좀 바꿔보도록 합시다.

전날 충분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밥도 영양식으로 맛있게 잘 먹었어요. 오후에 친구와 차 한 잔하고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너무 재미가 없는 영화라고 칩시다. 게다가 세 시간 짜리 영화에요.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잠이 스르르 옵니다. 지루하겠지요. 사실 지루한 것이지 피곤할 이유는 없는 것이거든요. 영화관에서 나오면 몸이 찌뿌둥합니다. 하지만 금세 회복합니다. 전날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맛있게 밥도 잘 먹었거든요.

또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제 후배 중 한 명이 얼마 전 득남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집에 일찍 안 들어가요. 일도 바쁘고 여러 가지 스케줄이 많은 친구입니다. 후배의 아내가 아주 힘들어한대요. 육아로 힘들기도 하고 옆에 남편이 같이 있어주지 못하기 때문에 힘들어 하기도 한 답니다. 육아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남편이 옆에 있어주면 버틸 만 하거든요.

자, 여러분.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사실 피로는 결과물입니다. 지엽적인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피로는 상대적인 개념이에요. 절대적으로 피로가 있으니 피로는 없애야 되는 그런 개념이 아닙니다. 피로를 병이라고 볼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증상으로 봐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피로에 집착한 나머지 피로를 어떻게든 없애 보려고 난리입니다. 영양제를 먹는다든지 보약을 챙긴다든지 합니다. 아니죠. 근원을 고민해 봐야죠.

위에 영화를 보러 간 분은 피곤해서 잠이 온 걸까요? 아닙니다. 지루해서 잠이 온 걸거에요. 하지만 몸은 피로하다고 느낍니다. 육아로 힘든 엄마, 남편이 옆에서 해주는 것도 별로 없는데 있는 것과 없는 것에 아주 큰 차이를 느낍니다. 이쯤되면 조금씩 이해가 가죠.

여러분, 피로는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사실 이것은 통증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통증도 사실은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거든요. 통증이나 피로는 우리 몸에서 보내주는 신호입니다. 신호의 원인, 신호의 시작점을 잘 찾아서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대부분은 그 원인이 우리의 호불호, 습관, 생활 환경 등 근저에 퍼져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바꾸기 힘든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지요. 이런 것들을 섭생(攝生)이라고 합니다.

오늘부터는 피로를 느낀다면 내가 얼마나 잤고, 운동을 얼마나 했고, 활동을 얼마나 했냐는 등의 생각보다는 내 오늘 삶이 즐거웠는지, 행복했는지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나영태 마음 쉼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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