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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임진왜란과 이순신의 해전 승리로 본 북핵 해법

이상호 천안 아산 경실련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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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9.10 17:00
  • 기자명 By. 충청신문
 
드디어 김정은이 김일성 유지를 받들어 핵을 보유하게 되었다. 미국 중심의 초강도 압박과 제재에 김정은은 눈도 까닥하지 않고 핵실험을 강행하고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지난 8일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우리 민족은 더 이상 미제의 남조선 강점으로 인한 불행과 고통을 용납할 수 없다. 우리 공화국은 대륙간탄도로켓과 수소탄까지 보유한 세계적인 군사 강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라섰다”면서 적화통일을 암시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1990년대 초부터 호언장담하던 ‘서울 불바다 위협’은 현실로 다가왔다. 만약 서울에 핵폭탄이 떨어졌다고 해보자.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이런 상황에 필자는 류성룡의 ‘징비록’에 기록된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의 활약을 통해 북핵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징비록’은 ‘시경’의 ‘지난 일의 잘못을 징계하여 환난이 없도록 조심한다’는 경계였지만, 조선은 징비하지 않아 임진왜란의 처참함을 겪고도 병자호란과 ‘삼전도의 치욕’을 겪는다. 우린 6·25의 처참함을 겪고도 아직 징비하지 못 하는 것 같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은 정보의 부재였다. 임진왜란 이전 우리나라엔 왜인 첩자들이 들끓었고, 왜인 사신단도 자주 왕래하였지만, 일본의 움직임에 책임 있는 정보를 가지지 못했다. 특히 정책 결정자들의 자세는 한심하고 안일했다. 김성일이 가지고 온 국서에도 ‘군사를 거느리고 명에 들어가겠다’는 침략암시가 있었으나 가볍게 여겼다. 일본 간첩 요시라의 ‘간계’에 넘어가 전멸의 위기도 겪었다. 이는 6·25 전 북한 동향을 파악도 못하고 호언장담했던 것이나, 지금까지 북한을 폄하하며 북핵에 안일하게 대처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둘째, 극심한 국론 분열과 안일, 민생을 내세운 국방의 소홀이다. 적의 침략에 대비한 국방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전쟁이 나고 나면, 그 어떤 환경론도 먹혀들지 않으며 모든 것은 파괴된다. 일본의 침략을 눈치챈 조선 조정은 곳곳에 성을 쌓고 군사 훈련에 대비하려 했으나 “중앙과 지방이 안일에 젖어 백성들의 노역 원망소리는 자자했고, 성을 쌓는 것은 민생을 위해 좋은 계획이 아니며, 왜적이 어찌 날아서 이곳까지 건너오겠는가”라며 소홀히 했다. 6·25 직전이나 지금의 안일이 비슷하다. 사드 배치를 놓고 벌이는 논쟁과 지역 방위부대를 외곽으로만 쫓아내려는 발상도 그렇다. ‘설마 북한이 동족에게 핵미사일을 쏠까’하는 생각도 그렇다. 
 
셋째, 임진왜란 직전 우린 조총의 위력을 알고 있었지만 대비는커녕 호언장담만 했다. 1592년 4월 13일 부산으로 밀어닥친 왜군들의 조총에 놀란 조선군은 혼비백산하여 장수나 병졸 할 것 없이 도망가기에 바빴다. 탄력받은 왜군들은 한양으로 돌진했다.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비대칭전력 앞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6·25 때 소련제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의 파죽지세에 우린 속수무책이었다. 미군의 막강한 공군력은 북한군을 무력하게 했다. 그러면 지금 북핵에 어떻게 대응할까? 
 
넷째, 이순신 장군의 해전 승리의 교훈이다. 전라좌수사가 된 이순신은 왜군의 침략에 대비해 온갖 어려움을 무릎 쓰고 군선을 정비하고 군사를 훈련시켰으며 백성을 다독였다. 기존 무기를 발전시켜 우수한 화포를 만들고 정보의 정확성을 위해 촌음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의 승리의 비결은 철저한 사전준비, 왜장이 감히 따를 수 없는 우수한 전략과 전술, 판옥선 장점의 최대 활용과 특히, 거북선과 같은 첨단 전함과 막강한 화포에 있었다. 당시 이순신이 개량한 화포는 사정거리 2000m나 되는 엄청난 것도 있었다. 이순신의 우수한 전략과 함포사격에 조총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조총과 비대칭 전력이었던 화포가 이순신의 해전 승리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전쟁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힘없는 평화는 굴종이다(G. 타키루스, 연대기)’는 말처럼 굴종 당하지 않고 평화를 지키려면 전쟁을 억지할 수 있고 전쟁에 승리해야 한다. 아자 가트가 ‘문명과 전쟁’에서 “인간은 영역과 세력 확보를 위해 본능적으로 전쟁을 일으킨다” 라고 했듯이, 김정은이 본능적으로 핵미사일을 날릴 수도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엄청난 국력의 차이가 있지만 쌍방 핵을 보유하고 난 후 긴장적 평화가 지속되고 있다. 우린 어떻게 무엇으로 북핵에 대비할까? 통합된 국론, 정확한 대북 정보력, 조직화된 군사력, 특히 북핵에 버금가는 무기체계의 독자적 보유 외에 무슨 답이 있을까? 류성룡의 징비록’을 다시 새긴다.
 
이상호 천안 아산 경실련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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