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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청소년 폭력 봉사활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

김영기 대전봉사단연합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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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9.20 17:4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영기 대전봉사단연합회 대표회장

부산에 이어 서울, 강릉, 아산에 걸쳐 성인 조폭 세계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집단 폭행이 10대의 어린 청소년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그런 폭행을 저지르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SNS를 통해 마치 장난치는 듯한 행동이다. 이에 분개하여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청와대 청원으로 2만 명이 넘었다.

청소년 보호법을 폐지하고 비록 청소년이라고 할지라도 상황에 따라 처벌을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여론도 퍼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처벌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폭력 학생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필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전 방위적 처방과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이런 일이 발생한 후에 그걸 해결하려면 그 비용도 시간도 더 걸린다. 가장 좋은 것은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답이다. 그러려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원인을 찾아야 실마리가 풀린다.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OECD 33개 국가 중 최하위다. 자신이 행복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우울과 불안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초등학생의 17.7%, 중학생의 22.6%, 고등학생의 26.8%가 자살 충동을 느끼고, 남들과 소통하지 못하며 공격적이고 충동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문제행동을 하게 된다.

행복감은 자신이 존중받는 존재라는 느낌,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믿음에 좌우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은 초등학생 때부터 무한대의 학력 경쟁 속으로 내던져진다. 앞선 아이들은 추월당하지 않으려고 또는 더 앞서가려고 기를 쓰고, 뒤처진 아이들은 주변의 눈총 속에 자존감을 잃고 좌절한다. 누구 하나 행복할 수 없는 구조다. 10~19살 청소년의 사망원인 가운데 교통사고 다음으로 높은 것이 자살이다.

이런 외면할 수 없는 현실에서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괴롭고 슬프고 불안할 때 이런 내적 감정을 다독여줄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필요하다.

그런데 가정교육은 무관심, 학교 교육은 입시 위주로 인성을 돌아볼 틈이 없다. 평가 위주의 교육 체계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학생을 낙오자로 만들어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다.

거기에 지나친 지역 이기주의도 한 몫 한다. 장애를 가진 부모가 가까운 폐교에 특수학교를 만들어 달라고 무릎을 꿇고 애원해도 외면하는 사회에서 아이들 탓만 하기도 부끄럽다.

이기고 지는 것을 가리는 교육이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는 인성교육은 자원봉사를 통한 기성세대의 삶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주어야 한다.

같은 봉사활동도 봉사명령을 받고 봉사를 하는 것은 마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녀와 함께 부모가 평소에 다양한 봉사를 체험해보면 청소년 자녀들 성품이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길러진다. 그런 아이는 결코 폭력을 사용하거나 친구를 괴롭히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어른들이 생각을 바꾸어 아이들을 경쟁의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말고 더불어 같이 어울려 사는 법을 봉사를 통해 깨닫게 해야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이 지적능력을 갖추어 이 사회에 유능한 인재로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고 아름다움을 느끼며 손해를 볼 줄도 알고 나뿐 아니라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양보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꿀벌이 다른 곤충보다 사랑받는 것은 부지런함보다는 남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세상이라는 도화지에 자신의 꿈을 마음껏 그릴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야 한다. 청소년에게 지나친 경쟁을 부추기고 원하는 대로 그리지 않는다고 닦달하지 말고, 행복하게 자신의 꿈을 그릴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는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김영기 대전봉사단연합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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