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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신문-충남도교육청 장애인식 개선 공동캠페인 벽을 허물자

⑨ 아산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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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10.22 16:16
  • 기자명 By. 지정임 기자

‘나’를 알아야 ‘아이’도 이해할 수 있어…

건강한 가족! 행복을 디자인하다

 
 
 
[충청신문=내포] 지정임 기자 = 유대인의 속담 중에 “신은 어느 곳에나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부모는 자녀들에게 있어서 신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일 게다. 
 
부모로서의 책임감은 자녀에 대한 끔찍한 사랑과 무관하게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게다가 우리는 그렇게 길게 학교에 다녔음에도 부모의 역할을 따로 학습한 적이 없다. 자녀가 자라고 있는 세상은 정신없이 바뀌고 있는데, 그저 내가 우리 부모로부터 받았던 양육방법을 반복하다 보면 “이게 아닌데...” 하는 순간이 온다. 이것이 보통의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민이다. 
 
하지만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자녀가 장애아가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부러운 이야기이다. 자신의 자녀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앞으로 어떻게 자녀를 키워야 할지 그야말로 멘붕에 빠지게 된다. 임신 순간부터 자신의 잘못을 따져보고, 집안의 내력을 살피고, 진단이 잘못되었다고 부정하고, 아이가 이상하다고 말하는 주변 사람들을 미워하고 깊은 자책과 피해의식에 빠진다. 하지만 부모는 강하다. 어찌어찌 어렵게 자녀의 장애를 인정하고 수용하고 나면, 어떻게든 자신의 자녀를 이 사회에서 길러야겠다는 생각에 자녀의 이름으로 투사가 되기도 한다. 
 
잠시도 아이의 곁에서 떨어질 수 없고,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끊임없이 훈련을 시키며, 부당하게 폭력을 당하지는 않는지 항상 살펴야 한다. 장애아의 부모로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비장애아를 키우는 부모에 비해 많은 심리 · 정서적 · 경제적 고통을 겪어야 하며, 아이에 대한 이해와 특성에 맞는 양육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까지 갖게 된다. 이렇게 장애부모는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고, 자신의 심신을 자녀양육에 올인한다. 
  또한 비장애 형제, 자매는 부모의 관심에서 소외되어 문제행동을 보이기도 하며, 양육의 부담을 부부간에 적절하게 분담하지 않으면 서로의 탓을 하며 부부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가족 전체의 문제로 확산되기도 한다.
 
 

▲ 치유의 첫걸음...행복 에너지 충전

장애학생의 행복은 그 가족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며, 가정 내에서의 바람직한 양육방법이 장애학생의 인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이에 아산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는 가족이 겪는 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자녀가 갖고 있는 장애의 특성을 이해해 자녀양육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가족의 기능을 강화할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2013년부터 연 2회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 부모들의 심리적 치유 및 바람직한 장애학생 양육 방식을 배우는 프로그램들과 가족상담, 가족캠프,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학부모집단상담 ‘우리자녀 이해하기’, 효율적 부모역할훈련(P.E.T), 미술치료 집단상담 ‘마음 나눔, 행복 키움’, 독서지도 역량강화연수, 언어수준에 따른 가정언어 발달프로그램, 우리가족 행복수업 등이 이루어져 왔다.
 
처음 학부모들은 자신의 심리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접했을 때 표현의 어려움과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그동안 누구에게도 내보이지 않고, 자신의 몫이니 혼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아이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고 늘 자신을 추슬러 왔기 때문에 다른 부모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어색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극복하지 못한 부모님들은 중도에 그만두기도 한다. 하지만 장애자녀를 키우는 어려움이 나만 겪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많은 위로를 받게 된다. 그리고 왜 자녀를 키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보다 우선 자신의 감정을 돌보고, 부부가 행복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새로운 힘을 얻고, 버겁게만 느껴졌던 자녀 양육에 있어 좀 더 여유를 갖게 된다. 이러한 여유는 긴밀한 협조 관계를 맺어야 하는 교사들이나 특수교육지원센터 직원들과도 원활한 소통을 가능케 했다.
 
다음은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학부모의 소감 내용이다.
“처음 ‘학부모 미술심리 치유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 아이를 양육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으로 왔는데, 막상 수업을 시작하며,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을 공부하면서 조금은 혼란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가 아니라 ‘아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나? 란 의문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강의를 들으면서 조금씩 깨닫기 시작한 것은 우리 아이를 이해하고, 바르게 양육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문제점과 자아를 발견하지 않고는 우리 아이를 바라보는 시간도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주, 한주 새로운 미션을 받아들고, 고민만 하다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때론 새롭게 변화되는 나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기쁨도 느꼈습니다. 나의 내면의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조금씩 치유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중략) 나 자신을 바로 바라보며, 아픈 아이를 잘 양육하고 싶습니다.“
 
“처음엔 많이 서먹하고, 어색해서 말하고 이야기하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중략) 나 자신이 너무 힘들고 지쳐있어서 힘이 들었는데, 웃고, 울고 하면서 서로의 마음과 소통하면서 나 자신이 지금, 조금은 많이 알고, 보듬어 가면서 만족 좀 하는 것 같다. 장애인 학부모 집단상담이 어떤 건지 이해하기 쉽지 않았는데 나 자신도 알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좋다.”
  
 이렇듯 내면의 힘이 생긴 어머니들은 매주 화요일 오전 ‘우쿨렐레 행복나누기 봉사동아리활동’과 매주 금요일 오전 ‘우리아이 인권지킴이 동화연구회’를 아산특수교육지원센터 2층 연수실에서 월 1~2회씩 강사를 지원받아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쿨렐레 행복나누기 봉사동아리활동’은 장애어린이집을 방문해 연주하거나 아산교육지원청에서 이뤄지는 장애관련 행사에서 연주하는 등 지역에 봉사활동으로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아이 인권지킴이 동화연구회’는 우리자녀 독서지도 역량강화 연수를 받은 후 꾸려진 동아리로 자녀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특히 동화를 활용한 성교육 방법을 연구하고, 자녀들에게 적용하며, 나아가 지역의 다른 장애학생들에게도 성교육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방학 중 자녀 방과 후 프로그램 시 ‘학부모 라이프 디자인교실’이라고 해 학부모들에게도 각종 프로그램이 지원된다. 레크리에이션, 부모자녀 대화법뿐만 아니라 원예치료, 아트플라워, 가죽공예, 네일아트, 헤어디자인, 비즈공예 등 학부모 취미교실을 운영한다. 이는 방학 중 잠시나마 쉼의 시간을 제공하고 자녀 양육으로 소진된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게 함으로써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   
 

▲ 2017년 올해에는 

상반기에 ‘언어 수준에 따른 가정언어 발달프로그램’이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회당 2시간씩 8회에 걸쳐 진행됐다. 자녀의 언어 발달단계에 맞추어 어떻게 가정에서 언어지도를 할 것인지를 직접 시연해 보면서 익혔다. 자녀가 언어치료를 받는 부모들에게는 치료실과 연계해서 자녀에게 지도할 수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 강의 진행은 ‘에바다아동발달센터’ 우현아 원장이 직접 강의했다.
 
6월에는 주 1회씩 총 4회에 걸쳐 ‘우리가족 행복수업’이 진행됐다. 행복의 의미와 어떻게 하면 삶의 관점을 바꾸고 자신의 행복을 발견하고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새로이 생각해 보고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 
 
하반기 프로그램으로는 학부모 대상 성교육으로 ‘우리자녀 성(性)이야기’를 지난달 18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총 5회, 아산특수교육지원센터 2층 연수실에서 한국자아교육개발원과 연계해 진행 중이다. 자녀의 다양한 성행동 이해와 성교육 방법, 우리 사회의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인식변화, 성폭력예방법 등으로 구성됐다.
 
장애자녀가 점점 자라면서 생기는 성적인 변화는 비장애 자녀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자신의 자녀가 장애로 인해 언제까지나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던 부모들에게는 성교육 지도방법에 대해 더욱 막막할 수밖에 없다. 특히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성적인 문제행동을 하게 되면 자연스러운 성적욕구 조차 무조건 억압을 하게 된다.
 
또 경도 지적장애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성폭력 피해자가 되거나, 가해자가 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를 호소해 왔다. 이는 장애인의 성 인권을 인정하지 않게 되는 사회적 인식을 갖게 한다. 이렇게 장애학부모들 대상 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져 이번 장애학생 학부모 성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게 됐다. 
 
이렇듯 아산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는 앞으로도 장애학생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족, 특히 학부모들의 여러 고충을 담아내어 자신을 탐색하고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부모 자신의 역량강화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여 심리적 여유를 갖게 하고 학부모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앞으로도 더욱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장애학생들을 둘러싼 1차적 환경인 가족을 건강하게 기능케 함으로서 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폭력의 피해에서 보호하고, 인권을 향상시키며,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잘 적응케 하는 목적을 이루는데 꼭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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