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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볼모로 잡힌 옛 공주의료원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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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10.29 17:29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 정영순 공주주재 부국장

공주시는 114억짜리의 옛 공주의료원 리모델링 사업을 32억짜리로 둔갑시켰다. 게다가 행정기관을 감독해야 할 공주시의회는 여태 감투놀음이나 하다 이제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 공주시에 창피한 민낯이 아닐 수 없다.

뒤로 가는 행정에 원도심 발전을 기대했던 시민들은 분노를 표하고 있다.

공주시 중동 소재에 있던 공주의료원이 웅진동으로 옮긴지도 벌써 1년, 신설 계획이 나온 시점까지 합하면 훨씬 많은 시간이 있었지만 공주시는 아직까지도 옛 의료원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갈등만 야기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8월 시민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벌여 평생학습관 등의 활용방안을 수립했다고 했지만 리모델링 사업비로 당초 32억이 필요하다던 주장이 최근 진행한 설계용역 결과 114억원으로 늘어 난관에 부딪혔다.

이미 낡고 흉물스럽기까지 한 건물을 단순 리모델링만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던 것은 결국 비용절감이라는 이유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사업비가 3배 가까이 불어난 이상 공주시의 주장은 심각할 정도로 멍청했다는 걸 자인하는 꼴이거나 시민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의도적인 사업비 축소를 감행했음을 시인하는 꼴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을 주축으로 한 공주시의회 의원들도 잘 한 일은 없다.

의장 선출 이후 상징적으로 들고 나오면서 이슈화를 했던 옛 의료원 부지 사업을 연초 1차 추경 당시 승인했던 게 공주시의회다.

32억짜리로 사업이 될 것이라는 공주시 주장을 검증해내는데 실패했다.

더군다나 비난을 하고 있는 모양새 이지만 그렇다고 아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니 제 3자의 눈으로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대통령이 원전사업을 두고 보여준 공론화 과정을 같은 당 의원들은 흉내도 내지 못하고 있다.

공주시 구도심의 낙후는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있다.

다행히 제민천 문화거리 사업과 중동성당, 제일교회를 중심으로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개발해야 할 것과 보존해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구)의료원 건물이 역사적, 관광적 가치가 없이 흉물스러운 존재에 불과하다면 그 건물을 100억원도 훨씬 넘는 돈을 들여 지켜야 할 이유가 있는지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공주시가 신뢰 잃은 행정을 거듭하는 사이 옛 공주의료원 부지는 오늘도 표류하고 있고 시민들의 혈세는 계속 낭비되고 있다.

정영순 공주주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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