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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물 한 명의 아들을 둔 엄마

박정애 보령시 안전재난과 복무기관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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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10.31 16:1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박정애 보령시 안전재난과 복무기관 담당

 2015년 1월초 부서 이동으로 인해 안전재난과 민방위팀에서 관련 업무들과 함께 사회복무요원관리를 맡으며, 예전에 공익들이 무단결근과 밖에서 사고치고 담당자들을 힘들게 했다는 소리를 들은 바가 있어 사실 한 명도 아닌 스물 한 명이나 되는 사회복무요원들을 하나하나 어찌 관리를 할지 난감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또래의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복무관리가 업무라는 차원보다 '내 아들이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되어 낯선 직장 시청에서 행정지원 업무를 한다면 과연 어려운 점들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해보면서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신중한 근무지 배치와 소통을 위한 밴드 운영

우선 신규 소집 자들에게 충분하게 상담을 통하여 본인의 성격, 출퇴근 거리, 전공, 병력사항 등을 파악하고 근무지를 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적재적소에 신중하게 배치한바 복무기간 중 이동배치 되는 사례를 사전에 방지하였다.

또한 그 동안 근무지 담당자들이 신규 사회복무요원들을 와서 데려가던 것을, 배치되는 근무지로 직접 데려다 주면서 낯선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달래주며 처음부터 서로 간 신뢰를 쌓았다.

지금도 항상 상담 창구를 열어놓고 있는데 복무 중 고민 사항과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상담이 가능토록 스마트폰을 이용한 밴드(시청 막내들)를 운영하면서 병무청에서 홍보하는 사항이나 간담회 일정 안내, 정보공유, 대화방 운영 등 서로 간 친목을 쌓고 있으며, 언제나 찾아와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내 자리 옆에 의자를 놓고 찾아오는 사회복무요원들을 아들처럼 맞이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늦깎이 사회복무요원

그 동안 많은 사회복무요원들이 소집되고 해제 되었지만 유난히 기억에 남는 사회복무요원은 2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복무 소집되어 근무 불성실과 잦은 병가로 '병가초과' 결근 상태이며 위사람 말은 전혀 듣지 않아 근무지에서 데리고 있지도 못하고 되돌려 보낸 그야말로 근무지에서 내친 사회복무요원이라 재배치를 해줘야 할 상황이었다.

우선 본인과 충분한 상담 끝에 생계곤란으로 복무분할(6개월) 신청을 받았고, 재복무 시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근무지를 찾던 중, 연배가 있는 남자 직원이 담당자인 도서관으로 배치를 추진하였다.

물론 본인에게는 쾌적한 근무환경과 직원들이 많지 않아 그야말로 본인만 출·퇴근 잘하면 남은 복무기간(1년6개월)을 무사히 마칠 수 있는 곳이며 더 이상 내 선에서 해 줄 수 있는 배려는 이게 전부인데 정말 성실히 복무 할 수 있겠냐는 다짐을 받고 배치하였다.

도서관이란 특성상 도서 정리도 많고 다른 도서관으로 출장 다니며 할 일도 많았지만 다행히 근무지 직원들이 늦게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고충을 이해해주고 진심으로 격려하며 좋은 말로 이끌어 주다보니 무사히 복무를 마칠 수 있었다. 소집해제 일에는 나에게 전화를 해서 "주사님, 저 때문에 그 동안 고생 많으셨어요"라고 했을 때, 무사히 사회복무를 마치게 되어 기쁘고 감격스러운 나머지 고맙다는 말과 "어렵게 사회복무기간을 마쳤으니 분명 너는 사회에 나가서도 꼭 성공하고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탄탄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라고 격려의 말을 전해주었다.

▲모범 사회복무요원 특별휴가증 수여로 사기진작

또한, 2015년부터 처음 사회복무 업무를 보면서 느낀 것은 사회복무요원들은 시청에서 나이도 제일 어리고 업무도 단순한 행정 지원이다 보니 사기도 저하되고 존재감도 떨어져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을 뒤져 모범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특별휴가 실시계획을 수립하여, 근무지 부서장의 추천으로 1개월에 1명 전 직원 모임 때 시장님이 특별휴가증을 수여하여 사회복무요원의 사기를 조금이나마 진작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과의 간담회 행사

또한, 고충을 상담 하면서 들어주기 보다는 이들의 고충을 사전에 방지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여 행사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시장님 주재로 분기별로 '그대가 있어 행복한 직장, 사회복무요원과의 간담회'을 추진하였다.

복무하면서 애로사항은 물론 시정에 대한 궁금한 사항이나 처우 개선에 대한 건의 등 자연스러운 간담회를 실시하고, 2부 행사로 관내 주요관광지 견학(성주사지, 석탄박물관, 국도77호 홍보관, 보령 댐 등)과 안보의식 고취를 위한 예비군훈련장에서의 안보교육, 서바이벌게임, 안보영화 관람, 화합과 친목을 위한 피구게임 등을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사회복무라는 의무를 잠시 벗고 하루를 마음 것 즐길 수 있도록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렇듯 사회복무요원들도 시장님과 정기적인 간담회를 갖다보니 스스럼없이 질문과 건의도 하고, 사회복무 사례발표도 하면서 기관장의 격려와 응원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생각하며 다음 분기 간담회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앞으로 전문강사를 초빙하여 취업을 위한 직업 선택 교육과 어려운 이웃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분기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찾아 운영하여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사기를 북돋아 주고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지역사회 따듯한 인연으로 발전을 기대

지금까지 2년 6개월 동안 사회복무 업무를 하면서 복무기관은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정기적인 복무교육과 상담, 관찰을 해야 하지만 딱딱한 느낌과 의무적인 업무 처리보다는 어차피 이들이 우리지역 청년이고 24개월 동안 시청에서의 근무가 신선한 경험이며 기억에 남을 수 있고, 각자 사회로 나가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 준다면, 관리 차원보다는 지역사회의 따스한 인연으로 발전 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사회복무요원 업무를 하고 있다.

때로는 다른 업무들로 시간적 여유도 없으면서 분기별로 추진하는 간담회 준비가 어려울 때도 있지만, 담당자로써 스물 한 명의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뭔가 보호 받고 주목을 받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게 한다면 20대의 사회복무요원의 경험이 이들에게 앞날의 커다란 밑거름이 되고 본인들이 꿈을 키워 나갈 거라 믿는다.

▲젊은 열정과 꿈을 응원하는 스물 한 명 아들의 엄마

또한, 최근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공직의 꿈을 갖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사회복무요원이 있는데, 밖에서 보는 공무원이란 이미지가 별로였지만 막상 시청에 들어와 보니 야근까지 하며 힘든 업무와 만만치 않은 민원인들을 대하며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을 보면서 새로운 공무원상을 느꼈고, 본인도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공직의 길을 가고 싶다는 말을 듣고 복무관리가 어려운 업무이지만, 지역의 젊은이가 꿈을 갖게 되고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업무가 주는 보람이 이런 거구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항상 이들의 젊은 열정과 꿈을 응원하며 작은 힘이지만 사회복무요원들이 자신감과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 내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나는 스물 한 명의 아들을 둔 엄마이니까.

박정애 보령시 안전재난과 복무기관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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