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015년 시공학교 빼라" 공문이 문제…전국으로 확대 조사해야
[충청신문=대전] 정완영 기자 = 유해성 논란으로 지난해 3월 교육부가 지시한 우레탄 전수 조사에 근본적인 문제가 생겼다.
문제의 시작은 교육부 공문에서다.
교육부 공문 인성체육예술교육과-1390 2016년 3월 23일 '학교운동장 우레탄 트랙 유해성 검사 전수조사 실시 요청'에 따르면 환경부에서 어린이 환경안전을 위한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용역 결과 학교 운동장에서 납 등 유해물질이 검출돼 유해성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6월 30일까지 제출해 달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1460 '학교운동장 우레탄 트랙 유해성 검사 관련 추가사항 안내'를 통해 다시 보낸 공문에 따르면 '붙임 1, 우레탄 트랙 유해성 검출관련 추가 사항 안내'에는 시료 채취 방법 등을 그림까지 첨부해 가며 안내를 했다.
여기에 "'15년에 우레탄 트랙 설치 후 검사를 했을 경우, '15년 시험 결과로 대체 가능"이라는 문제의 문구가 들어가면서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이 문구로 인해 각 시·도교육청은 2015년 시공한 뒤 검사결과에 이상 없이 준공검사를 마친 학교들은 2016년 전수조사에서 빼도록 공문을 보냈다.
충남교육청 학교 중 2015년에 우레탄 시공한 학교는 모두 7개.
가장 먼저 문제가 됐던 학교는 서산 부석고. 충남교육청 체육인성과에서는 교육부에 보낼 시험성적서를 준비 하던 중 서산 부석고에 대한 성적서가 남아 있지 않은 것을 알고 2016년 다시 검사를 했다.
결과는 기준치가 넘는 납이 발견돼 학교는 하자 보수를 요청해 2016년 재시공을 마쳤다.
이 때 충남교육청에서는 교육부에 사실을 알리고 2015년 우레탄 시공을 한 학교에 대해서도 전수조사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알렸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지난 9월 보령 한내초에 대한 시험성적서가 두 장으로 그 중 납이 검출되지 않은 하나의 성적서만 보령교육지원청에 보관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납이 검출된 나머지 한 장의 시험성적서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문제를 감지한 충남교육청은 뒤늦게 보령 한내초를 비롯해 2015년 우레탄 시공한 나머지 6개 학교에 대해 재검사를 했다.
보령 한내초 시험성적서는 지난달 25일 기준치의 11배 가까이 되는 980㎎/㎏(본지 10월 30일자 1면)이 검출됐고, 그 외에도 서산 서동초 992㎎/㎏이 검출됐다.
2015년 우레탄 시공을 한 7개 학교 중 3개 학교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이 검출된 것. 서산 부석고를 제외한 나머지 보령 한내초와 서산 서동초는 재시공을 준비하고 있다.
2015년 준공 당시 문제가 없었다던 학교운동장 우레탄에서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다.
전국으로 눈을 돌려 보면 학교 운동장으로 쓰고 있는 우레탄에 중금속이 들어있을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고 본다.
매일 우리 아이들이 우레탄 운동장에서 뛰 논다. 여기에서 하나의 운동장이라도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이 나오는지도 모르고 운동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더 큰 문제다.
때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교육부는 2015년에 시공한 학교들에 대해 전국적으로 추가 전수 조사를 통해 중금속에 안전한 학교 운동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교육부의 전수 조사의 의미도 되살아나고, 아이들이 납으로부터 안전한 운동장에서 맘껏 뛰놀 수 있다.